이란의 이라크 내 미군 기지 공급으로 현지에 진출한 국내 건설사들도 초긴장 상태다. 또 이번 사태가 가뜩이나 좋지 않은 해외건설 수주에 악재로 작용하는 게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라크에는 현재 현대건설, 대우건설, 한화건설 등이 14개 현장을 운영중이다. 분쟁의 발원지인 이란에는 현재 국내 건설사가 진출하지 않은 상태다. 이라크에 진출한 건설사들은 당장 공사 중단 등 비상조치는 취하지 않은 상태로 공사를 평소와 같이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공사를 진행 중인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장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300㎞ 가량 떨어져 있는데다 외곽 지역이어서 지금으로서는 안전한 상태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외교부 안전 단계로 보면 1단계인 ‘주의’ 수준”이라며 “다만 모니터링을 통해 현장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상황 악화 시 대처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공사를 진행 중인 한화건설은 공사를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단 국내에 입국한 직원들의 이라크 재입국은 당분간 보류하기로 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공습 현장이 공사 현장과 100㎞ 이상 떨어진 지역인데다 이란의 타킷이 이라크가 아닌 미군 부대여서 당장 현장의 공습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며 “다만 외교부의 입국 자제 지침에 따라 출장자, 현장 부임자, 복귀자 등의 이라크 입국을 중단한 상태”라고 했다. 바스라주 알 포 항만 공사를 진행 중인 대우건설은 비상사태 대비계획서에 따라 국내 및 외국인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비상사태 대응 시나리오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공습 지역과 현장의 거리가 멀어 당장 위험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지만, 유사 시 현장 선박을 이용해 쿠웨이트 해상으로 비상탈출하는 시나리오를 계획하고 있다.
한편 건설사들은 이번 사태가 가뜩이나 좋지 않은 해외건설 수주에 악재로 작용하는 게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210억 달러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2018년 해외건설 수주액 321억원은 물론 2016년 282억 달러, 2017년 290억 달러보다도 낮은 2006년(164억 달러) 이후 13년 만의 최저치다. 이런 가운데 중동발 악재가 터질 경우 올해 해외 수주도 회복 불가능한 상황이 될 수 있다. /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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