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인한 미국 측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보고를 받고 이를 이란과의 협상 개시 기회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8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 제임스 인호프 상원 군사위원장은 전날 저녁 9시께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이란이 이라크 내 미군 주둔 기지 두 곳을 겨냥해 미사일 공격을 단행한 뒤 몇 시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인호프 군사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그 시간에 미국인 아무도 목숨을 잃지 않았다는 데 좋은 느낌을 가졌다. 그는 그것이 협상의 문을 열어준다고 강력히 믿는다”고 전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은 1979년 이후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형태의 협상에 관심을 둬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때가 무르익었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이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 사살에 대한 보복성 미사일 공격을 하면서도 미측 사망자를 내지 않도록 ‘계산된 행동’을 했다는 판단 아래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대응으로 확전하는 대신 협상의 기회로 삼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이다.이란 국영방송은 이번 공격으로 미국인 테러리스트 80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한 반면 미국 측은 사망자가 없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이란이 최근 스위스 외교채널을 통해 메시지를 주고받아왔다고 CNN방송이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어느 쪽에서 메시지 교환을 시작했는지, 얼마나 최근의 일인지, 대화가 계속 진행 중인지는 상세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으나 양국간 스위스 채널의 이용은 지금 같은 상황에서 주목해볼만 하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스위스 외교부도 성명을 내고 미-이란 간 스위스 외교채널이 계속 운영될 것이라면서 이 채널을 통해 몇몇 메시지가 전송됐음을 확인했다고 CNN은 전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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