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55) 전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58) 동양대 교수에 대한 동양대 총장상 위조·입시비리·가족펀드 의혹 재판이 이례적으로 비공개 절차를 밟았다. 동양대 총장상 위조 혐의에 대한 이중기소 문제가 재판의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오는 22일 첫 정식 재판이 열리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송인권 부장판사)는 9일 정 교수의 마지막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1시간가량 진행된 이날 공판준비기일은 직전 기일과 달리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법정 밖으로 새 나오는 검사들과 재판부·변호사들의 언성은 이전처럼 높지 않았다.
이날 재판에서는 총장상 위조 혐의에 대한 이중기소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재판부는 검찰에 “처음 기소된 사문서 위조 사건과 나중에 추가 기소한 위조 사건이 모두 지난 2012년 9월7일자 표창장이라면 이중기소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검찰은 “동일한 사안이라고 생각하지만 재판장과 변호인이 별개의 사안이라고 하니 이를 전제로 유지하는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재판부가 추가 기소를 하는 게 가능한 것처럼 해놓고 이중기소 문제를 검토하라고 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검찰이 반박하는 발언이 법정 밖에 들리기도 했다.
공소장 변경 불허와 관련해서도 재판부는 “검찰이 이의가 있는 것은 알지만 우리의 입장을 가급적 존중해달라”며 입장을 재확인했다. “재판 비공개 사유는 공개재판 원칙을 어겨 부당하다”는 검찰 측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검찰에 영장주의에 위배된 증거를 찾으라 요구하고 정 교수 측에는 공소기각이나 무죄의 근거 자료를 제출하라고 주문했다. 8일 정 교수 측이 청구한 보석 관련 논의는 이날 이뤄지지 않았다.
동양대 총장상 위조·입시비리·가족펀드 의혹 등에 대한 정 교수의 첫 정식재판은 22일 오전10시20분으로 정해졌다. 공판준비기일과 달리 정식 재판은 피고인인 정 교수가 직접 출석해야 할 의무가 생긴다. 정 교수를 변호하는 김칠준 변호사는 재판 직후 취재진을 만나 “(정 교수가) 건강도 좋지 않은 상태에서 교도소에 수감돼 방어권을 행사하기 너무 힘들다”며 보석 청구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재판의 대원칙은 불구속인데다 장기간 압도적인 수사력으로 모든 증거가 확보됐다”며 “더는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도 없다”고 덧붙였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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