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마이클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오는 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난다. 한미 외교장관 회동은 지난해 3월 이후 9개월 만으로 북미 비핵화 협상 지연과 불안한 중동 정세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이 한국 등 동맹국에 호르무즈해협 공동방위 협력을 재촉하는 상황에서 강 장관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강 장관은 일단 9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국의 입장과 우리 입장이 정세 분석에 있어서나 중동 지역 나라와 양자관계를 고려했을 때 반드시 같을 수는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회담과 관련해 “양 장관은 한반도 비핵화, 그리고 평화 정착을 위한 상황 평가와 향후 대응 방안, 한미관계의 포괄적·호혜적 발전 방안을 협의하고 최근 중동 지역 정세를 포함한 지역, 그리고 국제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이번 회담은 두 장관 간 열 번째 회담이며 이번 한미 외교장관회담이 굳건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하는 한편 지역 및 글로벌 차원의 공조를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도 같은 기간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한다. 이에 한일 및 한미일 외교장관회의 개최도 유력한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우리 측에 “파병을 원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하는 등 호르무즈 파병 압박이 커지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여전히 파병과 관련해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다. 강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중동 상황에 대한 한미의 시각차가 있음을 인정하면서 그 배경으로 “우리는 이란과도 오랫동안 경제관계를 맺어왔다”고 말했다. 한국은 오랫동안 이란으로부터 콘덴세이트(경질유)를 수입해왔다.
한미 외교장관은 지난해 스톡홀름 실무협상 실패 후 악화하고 있는 북미 및 남북관계에 대한 의견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최근 북한과의 관계에 대해 “여전히 희망적”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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