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몬드>는 동명소설을 뮤지컬로 각색한 작품이다. 소설은 12개국 13개 언어권으로 계약됐으며, 국내 판매는 현재 40만부로 집계된 손원평 작가의 베스트셀러이다. 아몬드 모양의 편도체(감정조절, 공포·기억 형성 등의 역할을 담당하는 뇌 부위)에 문제가 생겨 무감정 상태인 주인공 ‘나’가 주변 사람들과 영향을 주고받으며 세상으로 나아가는 성장담이다. 아몬드를 쓴 이왕혁 작가는 이 작품을 “<아몬드>에서 말하는 공감,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산다는 의미에 대해 집중적으로 이야기하고 싶다. 이 작품을 보고 타인과 어떻게 어울려 살아야 할지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연출은 <팬레터>, <신과 함께_이승 편>,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등 굵직한 작품들을 대거 탄생시킨 공연계의 대표 연출 김태형이 맡았고 음악은 ‘제1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라흐마니노프>로 작곡·음악상을 수상한 이진욱이 맡았다.
이진욱 감독은 “주인공이 감정 표현에 약한 캐릭터인 만큼, 이를 음악으로 보완하기 위해 대본뿐만 아니라 원작소설이나 10대의 취향을 세세히 분석했다”고 밝히며 전자음악, 사운드 디자인 등으로 파격적인 시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몬드의 ‘나’는 <알앤제이>, <니진스키> 등에 출연한 홍승안이, 주변에서 결정적 영향을 끼치는 인물인 ‘곤이’ 역은 <팬레터>, <알앤제이>의 문성일, ‘도라’ 역은 <신흥무관학교>, <해적>의 임찬민이 연기한다. 엄마 역은 <빨래>, <레드북>에 출연한 허순미가, 심박사 역에는 <여신님이 보고 계셔>, <아랑가>의 윤석원, 윤교수 역은 <마리 앙투아네트>, <반 고흐와 해바라기 소년>의 이한밀, 학생1 역에는 <히스토리 보이즈>, <장 담그는 날>의 김효성, 학생2 역은 <반 고흐와 해바라기 소년>, <라이트 플라이어>에 출연한 김문학이 맡았다.
한편, 뮤지컬 <뱅크시>는 영국의 그래피티 예술가 ‘뱅크시’를 두고, 그를 이용하거나 저지하는 주변 인물들의 에피소드를 녹여낸 사회 풍자극이다. 뱅크시는 거리 곳곳에 사회적 현실을 비판하거나 허영심 가득한 미술계를 비판하는 작품을 남기며 ‘얼굴 없는 예술가’로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2018년에는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104만 파운드(약 15억 4,000만 원)에 낙찰된 ‘풍선과 소녀’를 셀프 파쇄한 일화로 주목받았다. 동명의 영국 작가 일화를 내세운 만큼, 뱅크시의 천재적인 감각과 독특한 작품 세계를 한데 즐길 수 있다.
이 작품을 집필한 김홍기 작가는 “세계적인 스타인데 익명으로 활동한다는 점”, “담백하면서 위트있고 폐부를 찌르는 강렬함을 지닌 작품 세계”를 뱅크시를 소재화한 이유로 꼽았다. <스모크>, <블루레인> 등으로 맹활약하며 ‘2019 예그린뮤지컬어워드’에서 연출상을 수상한 추정화가 연출을 맡았고, <블루레인>, <친정엄마>, <은밀하게 위대하게> 등으로 꾸준히 사랑받으며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로 ‘2019 예그린뮤지컬어워드’에서 음악상을 수상한 허수현이 음악을 맡아 최고의 콤비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허수현 작곡가는 “화성적으로 묘한 구조들이 녹아드는 난해한 음악을 선보이고 싶은 마음과 도전 의식이 생기는 작품”이라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인물의 반항적 분노만이 아니라, 서정이나 슬픔 등 다양한 감정이 녹아드는 음악을 선보일 예정이다. 뱅크시역은 <잭 더 리퍼>, <시티오브엔젤>에 출연한 가수 겸 뮤지컬 배우 테이가 맡았고, 클라인 역은 <세종, 1446>, <블루레인>의 김주호, 타일러 역은 <위윌락유>, <블루레인>의 조환지가 맡았다. 작가 역에는 <그리스>와 <그날들>의 김영한, 젊은갑부 역은 <은밀하게 위대하게-THE LAST>, <일등급인간>의 가람, 니콜 역에는 <6시 퇴근>, <432 헤르츠>에 출연한 이동수가 연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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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제작사 라이브㈜가 주관하는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인정받는 글로컬(Global+Local) 뮤지컬을 기획, 개발하여 국내 공연 및 해외 진출까지 추진하는 창작뮤지컬 공모전이다. 동국대학교 산학협력단과 더뮤지컬이 참여하며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는 ‘신진 스토리 작가 육성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2015년 시작된 이래 <팬레터>, <마리퀴리>, <더 캐슬>, <구내과병원> 등 유수의 작품을 발굴하며 대표적인 창작 뮤지컬 공모전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시즌4는 지난해 4월 공모를 거쳐 1차 기획·개발 대상 6팀(작가 개발 스토리 3팀, 라이브 IP 스토리 3팀)을 선정해 작품별 1천만 원의 창작지원금을 비롯해 작곡가 매칭, 해외공연 및 OSMU 전문가 특강, 팀별 멘토링 등의 인큐베이팅 과정을 거쳤다. 10월 중간평가에서 작품의 대중성, 예술성, 무대화, 완성도, 해외진출 및 OSMU 가능성 등을 평가하는 심사 끝에 <아몬드>와 <뱅크시>가 쇼케이스 기회를 얻었다. 쇼케이스에는 유수의 국내·외 뮤지컬 제작사 관계자들을 초청하여 각 작품의 국내·외 진출 가능성을 다각도로 점검해보는 시간을 가진다. 이후에는 영·중·일 3개 국어 대본 번역 및 제작사 매칭 등 국내·외 공연 추진을 위한 후속지원이 있을 예정이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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