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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니멀’ 시청자 공분 자아낸 논란의 ‘트로피 헌팅’… 유해진 끝내 눈물

어제(9일) 방송된 MBC 창사특집 다큐멘터리 ‘휴머니멀 2부-트로피 헌터’가 아프리카에서 성행하고 있는 ‘트로피 헌팅’의 실상을 조명하며 시청자들의 공분을 자아냈다.

지난 1부 ‘코끼리 죽이기’ 편에 이어 배우 유해진은 태국 치앙마이의 ‘코끼리 생태공원’을 찾아 야생동물보호 활동가 생드언 차일러트를 만났다. 이 공원을 설립한 차일러트는 벌목, 트래킹 관광, 코끼리 쇼 등에 학대받는 태국 코끼리들을 구조하고 보살피는 일을 하고 있다.





태국에서는 코끼리를 길들이기 위한 전통 의식 ‘파잔’이 존재한다. 코끼리의 야생성을 없애고 복종하게 만들기 위해 4~5세 때 어미와 분리해 극도의 고통에 노출시키는 의식이다. 차일러트는 “코끼리를 위협하지 않고, 작대기를 들지 않고, 사람들이 손에 아무 것도 쥐지 않는다면, 코끼와 인간은 공존할 수 있다. 코끼리와 인간이 함께할 수 없는 이유는 인간이 코끼리를 학대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유해진은 다리가 부러지고 눈이 먼 코끼리들을 돌보는 차일러트 박사를 따라다니며 코끼리가 겪는 끔찍한 일들을 알게 됐다. 코끼리 쇼를 하는 코끼리들을 보며 눈물을 흘린 유해진은 “차일러트가 ‘누구나 눈물은 흘릴 수 있지만, 땀은 누가 흘리냐’고 하더라”며 “그동안 몰랐다는 핑계로 무심했다면, 이제는 달라져야 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날 ‘휴머니멀’은 스포츠라는 명목 하에 아프리카에서 자행되는 ‘트로피 헌팅’의 실상도 공개했다. 유해진은 미국의 유명한 트로피 헌터, 올리비아 오프레의 집을 찾아 그가 박제해놓은 수많은 동물들을 보며 심란해했다. 배우 류승룡 역시 트로피 헌팅으로 목숨을 잃은 짐바브웨의 국민 사자 세실의 발자취를 쫓으며 트로피 헌팅의 폐해를 가까이서 목격했다.

트로피 헌터들은 사냥의 경제적 효과가 아프리카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고 다수의 동물을 살린다고 믿는다. 하지만 세실을 몇 년간 연구하다 그의 생전 마지막 사진을 촬영한 야생보전연구가 브랜트 스타펠캄프는 트로피 헌터가 세실을 죽인 과정을 생생하게 전달하며 헌터들의 논리를 반박했다. 실제로 국제헌팅협회와 UN식량농업기구의 조사에 따르면 헌팅 업체들은 총 수익의 3%만을 헌팅 구역에 사는 주민과 지역사회에 돌려주는 것으로 파악됐다. 수익 대부분은 업체와 정부 관계자가 가져간다.



세실의 죽음이 알려진 후 실제로 수많은 동물 보호가들이 트로피 헌팅을 거세게 비난했고, 2015년 7월 헌팅으로 죽임을 당한 사자의 사체를 미국으로 반입하지 못하게 하는 법안이 마련됐다. 현재 아프리카에 남아있는 사자는 단 2만 마리에 불과하고, 사자가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지 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사자 트로피 헌팅은 성행하고 있다.

제작진과 만난 영장류 학자 제인 구달은 트로피 헌팅의 지역사회 기여도가 크지 않다고 지적하며 “큰 상아를 가진 대부분의 코끼리는 헌터들의 타깃이 되어 사라졌다. 유전자가 전해지지 않아 작은 상아 코끼리들만 남아있는 것이다. 아름다운 동물들의 개체 수가 점점 줄고 있고, 이제 정말 멸종에 다가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사자 세실이 헌터들에게 유인당한 철로를 직접 찾은 류승룡은 “세실은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사자였고, 자신의 죽음으로 많은 것을 일깨웠다”면서도 “그런데 인간은 세실을 잃고 뭐가 달라졌는지, 아직 그 해답을 찾지 못했다”고 아쉬운 여운을 남겼다.

MBC 창사특집 다큐멘터리 ‘휴머니멀’은 매주 목요일 밤 10시 5분 방송된다.

/최주리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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