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분쟁·분단국인 남·북한과 팔레스타인, 이스라엘의 피아니스트들이 함께 음악으로 평화를 염원하는 특별한 무대를 연출한다. 올해 5회를 맞는 대관령겨울음악제에서다. 음악제 예술감독을 맡은 손열음과 북한 출신 김철웅, 팔레스타인 출신의 비샤라 하로니, 이스라엘의 야론 콜버그 등 4명의 피아니스트들은 남북한 접경지역인 철원과 고성에서 처음으로 한데 뭉쳐 세계 평화에 대한 염원을 담은 아름다운 선율을 들려줄 예정이다.
1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즈호텔에서 열린 ‘2020 대관령겨울음악제’ 기자간담회에서 손열음 예술감독은 “대관령겨울음악제는 대관령여름음악제와는 차별화되는 공연,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공연을 선보이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며 “지난해는 6개 프로그램, 9개 공연이었지만 올해는 8개 프로그램과 총 18회의 공연으로 진행해 규모를 키웠다”고 설명했다.
‘2020 대관령겨울음악제’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열렸던 오는 2월 9일부터 폐막일이었던 2월 25일까지 평창·강릉·원주 등에서 열린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기념하기 위해 2016년 처음 개최된 대관령겨울음악제에서 손열음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예술감독을 맡았다.
손 감독은 북한 출신 피아니스트 김철웅 등과 함께 하는 ‘피스풀 뉴스(NEWS; North-East-West-South)’ 공연에 대해 “하로니와 콜버그는 독일 유학 시절 같이 공부했던 동문으로, 둘이 함께 아랍어로 희망을 뜻하는 ‘아말’이라는 팀을 만들어 세계 평화에 기여하고 있다”며 “셋이 함께 북한에서 공연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김철웅 선생님에게도 제안을 해 2015년 구상이 올해 드디어 성사됐다”고 설명했다. 김필국 강원문화재단 대표이사는 “한반도, 더 나아가 세계의 평화를 염원하는 의미 있는 공연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음악제에서는 이 밖에도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맞아 베토벤의 고향인 독일 본에서 결성된 피아노 삼중주 ‘베토벤 트리오 본’의 첫 내한 공연을 비롯해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던 독창적이고도 파격적인 음악과 아티스트가 총출동한다. 피아니스트 소냐 론차르와 안드리야 파블로빅을 주축으로 한 LP 듀오 등도 무대에 설 예정이다.
지난해 대관령음악제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던‘겨울나그네’도 다시 돌아온다. 슈베르트의 대작을 음악체험극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재해석한 것으로, 올해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폐막식의 히로인 차진엽의 안무가 비쥬얼 아트와 합을 이룬다.
한편 강원문화재단은 지난해부터 보다 효율적인 음악제 진행을 위해 대표이사 체제로 바뀌었다. 김 대표는 “예술적인 부분은 최대한 예술감독이 맡고 대표이사는 행정적인 부분을 뒷받침할 것”이라며 “새로운 체제를 바탕으로 장기계획을 갖고 기획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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