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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변호사 3만명 시대...올 로펌업계 화두는 'M·I·T'

[10대 로펌 대표 신년사 키워드]

우수인력 확보해 경쟁력 강화

국제중재 등 전문분야 개척해

글로벌 무대로 영역 확장 노려

4차혁명 발맞춰 IT분야 공략도

정계성 김앤장 대표변호사




김성진 태평양 대표변호사


안용석 광장 대표변호사


윤용섭 율촌 대표변호사


김두식 세종 대표변호사


정진수 화우 대표변호사


박철 바른 대표변호사


이철 동인 대표변호사


김지형 지평 대표변호사


이규철 대륙아주 대표변호사


시장 포화로 생존 갈림길에 놓인 국내 로펌들은 올해 화두로 대대적인 변화와 체질 개선을 꼽았다. 변호사 3만명 시대를 맞아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외국계 로펌까지 국내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는 만큼 ‘인력(Manpower)·국제(International)·기술(Technology)’ 분야의 경쟁력 확대를 통해 위상 강화에 나서겠다는 생각이다. 국내 10대 로펌의 대표변호사 신년사를 통해 ‘2020년 로펌업계 생존 키워드’를 알아봤다.

올해 가장 공을 들이겠다는 선언한 분야는 우수 인력 확보다. 국내 변호사 수는 지난 2014년 2만명을 돌파한 지 5년 만에 3만명을 돌파했다. 대형 로펌으로서는 인재 영입이라는 과제와 치열해진 법률시장에서의 수익성 악화라는 고민을 동시에 떠안게 됐다. 변호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얼마나 뛰어난 인재를 확보하느냐가 핵심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정계성 김앤장 대표변호사는 “변호사 3만명 시대가 열리면서 질적 성장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며 “변호사 규모가 증가하면서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했다. 특히 로펌도 시대 변화에 맞춰 차별화된 인재경영 도입이 중요하다는 인식도 강조됐다. 김두식 세종 대표변호사도 “기업의 사내변호사가 늘고 법률업무에 인공지능(AI) 기술이 도입되면서 전통적인 법률 서비스가 정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급변하는 기술 발전과 늘어나는 규제에 맞춰 로펌도 변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성진 태평양 대표변호사는 “인재경영을 더욱 확고히 해나감으로써 새롭게 비상하는 발판으로 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차세대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글로벌 무대로 활동무대를 넓혀야 한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올해 변호사 1만명을 보유한 다국적 로펌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글로벌 포럼 시장이 갈수록 대형화하는 추세에 맞춰 국제중재와 같은 전문 분야를 개척해 체질개선을 나서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국내 로펌은 국내시장에서 다국적 로펌을 압도하는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지만, 여전히 세계 100대 로펌에는 김앤장이 유일하게 이름을 올릴 정도로 글로벌 무대에서 위상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다.

안용석 광장 대표변호사는 “우리 경제 전반의 변화와 더불어 법률시장도 빠른 변화를 겪고 있다”며 “올해는 글로벌 수준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국내외에서 차세대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한민국 대표 로펌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규철 대륙아주 대표변호사도 “지난해 한국에서 처음으로 세계변호사협회(IBA) 총회가 열리면서 한국 로펌의 위상과 역할이 주목받았다”며 “시시각각 변화하는 법률시장의 환경에 대응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변화의 급류를 타고 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총아로 부상한 정보통신(IT) 분야 같은 기술분야의 전문성을 확대해 주도권을 꿰차야 한다는 전략도 잇따라 강조했다. 국내 로펌들은 정보기술(IT) 분야의 법률 수요가 급증하자 주요 로펌이 전담팀을 구성하거나 국내 IT기업이 대거 포진한 판교테크노밸리에 별도 사무소를 여는 등 급격한 기술발전에 따른 지적재산권 분야 등이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 만큼 공격적인 행보를 나서겠다는 계산이다. 정진수 화우 대표변호사는 “앞으로는 IT와 같은 기술분야에서 급격하게 등장하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법률가들만 살아 남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용섭 율촌 대표변호사도 “기술분야에서 강조되는 혁신을 지향하는 최고 법률전문가 같이 모인 공동체로서 로펌도 변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어려울수록 근본으로 돌아가 법조인에게 주어진 사명감에 충실하되 본연적인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는 것이 침체된 시장의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조언도 나왔다. 박철 바른 대표변호사는 “뚜벅뚜벅 제 갈길을 가야 신뢰받고 사랑받는 법무법인이 될 수 있다”고 독려했다. 또 김지형 지평 대표변호사는 “우리 사회에 불통의 벽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법률가에게 주어진 본분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이철 동인 대표변호사는 “법률 서비스의 경쟁력은 결국 전문가의 실력에 좌우된다”며 “그리스 철학자 디오게네스처럼 등불을 켜고 지혜와 도움을 고객에게 드리는 로펌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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