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담투소는 프랑스의 간호사이자 밀랍인형 전문가인 마리 투소의 이름에서 유래된 것이다. 그는 해부학은 물론 회화기술과 공예까지 배워 1777년 첫 밀랍인형 볼테르를 만들었고 1835년 런던으로 이주해 베이커 스트리트에 소장품을 소개하는 박물관을 열었다. 밀랍인형은 벌집 추출물과 파라핀의 혼합물질로 만드는데 보통 3개월~1년 정도의 제작기간이 걸린다. 이 과정에서 1,000장 정도의 사진을 분석해 실물과 가장 흡사한 모양으로 만들지만 인형 크기는 일부러 5% 정도 크게 만든다고 한다. 실물과 똑같이 만들 경우 일반인의 눈에 왜소해 보이는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세계 20여곳의 박물관에는 엘리자베스 여왕과 찰스 왕세자 등 로열패밀리를 비롯해 영화배우나 스포츠 스타 등 유명인사들이 전시되지만 등장인물에 따라 우여곡절도 많았다. 2016년에는 할리우드 배우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의 이혼 소식이 전해지자 두 사람의 밀랍인형이 ‘정중한 거리’를 두고 떨어지게 됐으며 때로는 실물보다 못하다는 이유로 싱크로율을 문제 삼는 팬들의 원성이 쏟아져 곤욕을 치르기도 한다.
마담투소 런던 박물관이 해리 왕자 부부가 왕족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하자 왕실관에 전시됐던 밀랍인형을 퇴출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다. 결혼 1주년을 맞아 선보였던 밀랍인형은 정장 차림의 왕자와 파란색 드레스의 왕자비가 인터뷰하는 장면으로 15만파운드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해리 왕자는 재정 독립을 선언했지만 벌써 주변의 대접이 달라지는 것을 보노라면 왕족의 ‘홀로서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을 듯하다. 정상범 논설위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