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수도 프라하와 대만 수도 타이베이가 13일 자매결연 협약을 맺으면서 중국이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AFP 통신에 따르면 반체제 성향인 해적당 소속 즈데니에크 흐리브 프라하 시장은 이날 프라하에서 커원저 타이베이 시장과 자매결연 협약서에 서명했다. 그는 “민주적 가치와 기본적인 인권, 문화적 자유에 대한 존중”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프라하는 지난해 10월 중국 수도 베이징과의 자매결연을 끊기로 결정했고 곧이어 베이징도 자매결연 파기를 선언했다. 앞서 두 도시는 2016년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체코 방문에 맞춰 결연 관계를 형성했다. 하지만 흐리브 시장이 ‘하나의 중국’이라는 중국이 내세워온 원칙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파국이 시작됐다. 그는 “대만을 중국의 일부로 인정한다”는 자매결연 협정문 조항의 삭제를 요구했지만 베이징이 이를 거부했다.
흐리브 시장은 전날 독일 일요지 벨트암존탁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을 “신뢰할 수 없는 파트너”라고 비판했다. 그는 “중국이 분노에 가득 차 체코의 여론에 영향을 미치려 하고 있다”면서 “프라하가 티베트와 대만의 독립에 반대하는 협약에 억지로 서명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2018년 11월 프라하 시장에 당선된 흐리브는 2005년 교환학생으로 대만에서 공부한 친대만 인사로 알려져 있다. 그는 대만 및 티베트 문제와 관련해 중국 정부에 비판적 입장을 취해왔으며 지난해 3월 대만을 방문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을 만났다. 프라하 시당국은 지난해 달라이 라마의 후계자를 초청하기도 했다.
한편 흐리브 시장과 달리 밀로스 제만 체코 대통령은 유럽 내 대표적인 친중 인사로 2015년 9월 중국의 항일전쟁승리 70주년 기념식에 유럽연합(EU) 정상 가운데 유일하게 참석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