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모기업 알파벳이 시가총액 ‘1조달러 클럽’ 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등 미국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알파벳 주가가 13일(현지시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시가총액이 9,930억달러까지 늘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높은 성장세로 시총 1조달러까지는 70억달러만 남겨뒀다.
알파벳이 시총 1조달러를 넘어서면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에 이어 네번째로 1조달러 클럽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현재 지난 2018년 8월 가장 먼저 1조달러 클럽에 가입한 애플의 시총은 1조3,000억달러를 넘어섰으며 MS도 시총 1조2,500억달러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아마존은 최근 주가 하락으로 9,400억 달러 선에 머물러 있다. 알파벳 주가는 오는 2월3일 실적발표를 앞두고 광고매출이 기록적인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는 시장 전망에 기대감이 커지며 1월에만도 7% 이상의 상승세를 이어왔다.
FT는 “알파벳의 거침없는 상승세는 글로벌 광고와 마케팅 비용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알파벳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구글이 가장 큰 수혜자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 등 이른바 가파(GAFA)로 불리는 대형 IT주 상승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형 IT주의 독주로 신흥 IT기업의 성장이 정체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닛케이는 “강력한 라이벌의 부재로 특정 대형 IT주에 글로벌 자금이 몰리며 창업 20년 이상 된 IT기업들이 독주하고 있다”며 “글로벌 당국의 견제에도 ‘규모 우위는 불변’이라는 사실을 이들이 입증하면서 차세대 IT기업들의 성장이 정체됐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이들 대형 IT기업이 지난 30년간 750여개 기업들을 인수하면서 차세대 IT기업의 싹을 잘라버렸다는 비판도 나온다. 막강한 자본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며 경쟁사를 압도하거나 독점 형태를 구축하고 있고 이러한 환경에 글로벌 자금이 다시 이들 기업에 몰리면서 독점 형태가 더욱 강화된다는 것이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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