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선거에서 패배한 국민당 내부에서 마잉주(69·사진) 전 총통 복귀론이 나오고 있다. 마 전 총통이 재임 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까지 했다는 점에서 국민당의 강점인 우호적인 중국·대만 관계를 무기로 ‘대만 독립’ 성향의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과 차이잉원 총통에게 대결하겠다는 취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4일 대만 국민당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국민당에서 마 전 총통이 주석(당대표)을 맡아 당을 수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둔이 국민당 주석은 총통선거 및 입법위원(국회의원)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조만간 열리는 중앙상무위원회에서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국민당 대선후보였던 한궈위 가오슝 시장도 시장으로 복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민당의 한 소식통은 “마 총통은 과거 주석직을 맡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인물보다 빠르게 당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 전 총통의 ‘주석 복귀론’이 대두한 것은 그가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대만 유권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기 때문이다. 마 전 총통은 매일 아침 조깅을 하면서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하버드대 법학박사인 마 전 총통은 지난 2008년 5월부터 2016년 5월까지 두 차례에 걸쳐 총통을 지냈다. 특히 분단 이후 처음으로 2015년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헸는데 당시의 양국관계가 역대 가장 우호적인 수준으로 평가된다.
다만 마 전 총통 측은 국민당 주석 복귀설에 대해 “그럴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다. 물론 대만 총통은 두 번까지만 가능하다는 점에서 마 전 총통이 다음 총통 선거에 출마할 수는 없다. SCMP는 “주석직을 맡을 참신한 인물을 찾기 어려운 국민당 내부 사정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