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더불어민주당에 공식 복귀한 15일 “제가 종로로 이사하게 된 것은 사실”이라면서 “확정할 주체는 당이다. 당에서 결정해주셔야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이날 종로 출마 여부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하면서도 “종로에 제 청춘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다”며 종로구와의 인연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친정인 민주당에 복귀한 이 전 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간단하게 복귀 신고를 했다. 당 상임고문으로 위촉된 이 전 총리는 민주당 당사에 사무실을 마련할 예정이다. 당 복귀의 소회를 묻자 이 전 총리는 “물리적 거리가 있었을 뿐이지 당을 떠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제가 무슨 일을 해야 하고,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등은 당과 상의해 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해찬 대표는 “이 전 총리의 경륜·지식·경험을 바탕으로 당에 복귀해 역할을 해주실 텐데 당으로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느낌”이라며 이 전 총리를 환영했다. 이어 “총리를 지내신 분은 당에서 상임고문으로 모시게 되는데 선대위가 발족하면 핵심적 역할을 해주실 것이라 기대한다”며 “당원과 국민은 이 전 총리의 헌신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서울 교남동에 전셋집을 얻은 것으로 알려진 이 전 총리는 종로로 이사한 이유를 기자들이 묻자 “청년 시절 제일 많이 산 곳이 종로다. 학교(서울대)도 종로구에 있었고, 효자동·부암동·평창동·창신동·신문로의 사설 독서실, 삼청동의 큰 독서실 등등”이라고 답하며 종로구 행정동 이름을 줄줄이 거론하는 등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맞대결 상대로 거론되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이 전 총리가 어디에 출마하는 것보다도 우리 당에서 제가 어떤 출마를 하는 게 좋을지에 관해서 가장 효과적이고, 우리에게 가장 도움되는 길을 찾아가도록 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황 대표는 전날 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가급적 험지를 찾아서 갈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전략적 요충지라고 할 수 있는 여러 군데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황 대표가 종로가 아닌 현 민주당 지역구인 용산구·강남구을 등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황 대표의 고향이기도 한 용산구는 전통적인 보수 강세 지역으로, 최근 불출마를 선언한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도 17·18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으로, 19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하정연·방진혁기자 ellenah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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