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동일 인물의 대통령직 3연임 금지’ 등을 포함한 부분적 개헌을 제안하고 나섰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연례 대(對)의회 국정연설에서 “러시아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일련의 헌법 개정 문제를 논의에 부치자”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논의가 필요한 7가지 개헌 항목들을 열거하고 이에 대한 국민 투표를 실시해 개헌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자고 주문했다.
우선 푸틴은 대통령 임기 관련 조항을 거론하며 ‘같은 인물은 계속해서 2기 이상(세 차례 연달아) 대통령직을 연임할 수 없다’는 현행 러시아 헌법에서 ‘계속해서’라는 단서를 삭제하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잇달아 연임하든지 한번 물러났다 다시 돌아오든지 관계없이 두 차례 넘게 대통령직에 오를 수 없도록 하는 개헌을 검토하자는 것이다.
2000~2008년 4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연임한 푸틴 대통령은 잇따른 3연임 금지 조항 때문에 총리로 물러난 뒤 2012년 대선을 통해 임기가 6년으로 늘어난 대통령직에 복귀했으며 지난 2018년 3월 대선에서 또다시 당선돼 4기 집권에 성공했다. 그의 제안이 실현될 경우 같은 인물의 3연임이 원천 차단돼 권력 교체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아울러 총리, 부총리, 장관, 주지사, 상·하원 의원 등 고위공직자와 정치인의 외국 국적 및 영주권 보유를 금지하는 조항을 헌법에 넣자고도 제안했다. 이밖에 의회 권한 강화를 위해 하원이 총리·부총리·장관 등의 임명을 인준하고, 인준한 후보를 대통령이 거부하지 못하도록 하자는 제안도 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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