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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격범이 쓴 아이폰, 트럼프도 잠금해제 요구

애플, 보안 이유로 협조 않자

"책임지고 위대한 나라 도와야"

대통령 압박에도 거부할 듯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애플에 총격사건 용의자가 사용하던 아이폰의 잠금 해제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애플이 당국의 요청을 보안을 이유로 거부한 후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애플을 압박하고 있지만 보안을 중시하는 애플이 잠금 해제에 필요한 백도어 등을 제공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트윗을 통해 “애플은 살인자·마약거래상 그리고 다른 폭력범죄자들이 사용하는 휴대폰의 잠금 해제를 거부하고 있다”며 “그들은 책임지고 우리의 위대한 나라를 도와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및 다른 많은 문제에서 우리는 항상 애플을 돕고 있다”고도 했다. 취임 이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친밀한 관계를 이어온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전인 지난해 중국에서 생산하는 아이폰 등에 대한 관세 면제를 지시하는 등 애플에 우호적인 정책을 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애플을 언급한 데는 최근 벌어진 총격사건 조사에 애플이 충분히 협조하지 않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2월6일 미국에서 훈련을 받던 무함메드 알샴라니 사우디아라비아 공군 소위가 해군기지에서 15분간 총기를 난사해 3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공모 여부 등을 밝히기 위해 미 연방수사국(FBI)은 지난주 애플에 도움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냈다. 이후 애플은 총격범의 애플 계정, 아이클라우드 백업(복제된 자료), 거래정보 등 자사가 가진 모든 정보를 조사관들에게 전달했다고 밝혔지만, 아이폰 잠금 해제 요청은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전날 “총격범이 사망하기 직전 누구와 소통했는지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애플에 당시 사용한 아이폰 2대의 잠금을 해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애플은 기기 한 대의 보안이 뚫리면 모든 제품의 보안이 위태로워질 수 있어 당국을 위해 인증 없이 우회적으로 시스템에 접근하는 백도어나 특수 소프트웨어를 제공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시민자유연합도 트럼프 행정부의 요청에 대해 “위험하고 위헌이며, 수백만대의 아이폰 보안을 약화시킬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해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이 통할지는 미지수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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