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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에도 안사네…" 멕시코 초호화 대통령기 안팔려 다시 고국行

멕시코 대통령 전용기 내부./연합뉴스




매각을 기다리며 1년 넘게 미국 격납고에 머물렀던 멕시코 대통령 전용기가 결국 주인을 찾지 못하고 멕시코로 돌아오게 됐다.

14일(현지시간) 오전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새 주인을 찾고자 했던 전용기를 곧 다시 멕시코로 가져온다고 밝혔다.

돌아오는 전용기는 보잉 787 드림라이너 기종으로 전임자인 엔리케 페냐 니에토 전 대통령이 2016년 2억1,800만 달러(약 2,525억원)를 주고 사들인 것이다. 원래 여객기로 쓰이면 280석가량의 좌석이 확보되는 기종인데 전용기로 구매해 좌석이 80석으로 줄었다. 대신 호화로운 대통령 침실과 개인 욕실까지 갖췄다.

지난 2018년 12월 취임한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대통령 전용기 TP01의 매각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후 1년 동안 전용기를 내놓고 민항기로 출장을 다녔으나 전용기는 쉽사리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지난해 멕시코 정부는 몇 차례 구매 후보가 있다고 전했지만 계약은 성사되지 않았다.

이날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구매를 희망했던 사람이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막판에 계약이 무산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멕시코 정부는 가만히 서 있는 전용기의 보관과 유지·보수에 쓴 비용만도 2,800만 페소(약 17억2,000만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멕시코 대통령 전용기 내의 침실./연합뉴스


결국 멕시코 정부는 계속 미국에서 유지비를 지불하는 대신 전용기를 멕시코로 가져와 대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전용기의 매각 예상가는 구입 가격의 절반을 조금 넘는 1억3,000만달러(약 1,506억원)이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호화로운 비행기는 우리나라의 빈곤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다”며 전임자의 전용기 마련을 비판하면서도, 기자들에게 전용기 브로슈어를 내보이며 전용기 ‘세일즈’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는 곧 기업인들과 만나 전용기 공동 구매 등도 제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은 매각 예정인 다른 정부 소유 항공기 32대, 헬리콥터 39대와 함께 대통령기도 멕시코에서 경매에 부칠 예정이라며, 여러 명이 함께 구매하도록 하거나 시간제로 대여하는 방안 등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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