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는 16일 “부동산 투기는 정말 근절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그렇지만 그것도 법과 제도 하에서 하는 것이지 우격다짐으로만 되는 일은 아니다. 확고한 국가적 목표를 갖고 그걸 관철하기 위해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서 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날 취임 후 처음으로 정부세종청사를 방문한 후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정 총리는 전일부터 논란이 되고 있는 주택거래허가제에 대해 “내가 할 이야기가 아니다”면서도 “집이 투기나 투자 대상이 되어선 안된다. 집은 주거 목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주식에 투자한다든지 사업한다든지 해서 돈을 번다면 박수칠 일이지만 집을 가지고 하는 건 아주 후진적이고 국가경쟁력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정 총리는 “부동산 가격 상승은 실제 형체가 없이 상승만 하는 것”이라며 “국제경쟁력을 갉아먹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 총리는 이르면 다음달부터 정치·경제·사회 등 각계각층과의 직접대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7일 국회 인사청문회 당시 밝혔던 스웨덴의 대화 모델 ‘목요클럽’의 국내 도입을 본격화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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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총리는 ‘목요클럽은 총선 전에 어렵냐’는 질문에 “그건 아니다. 그전에 할 수 있으면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르면 다음달 가능하냐’는 질문이 재차 나오자 “그렇다”고 말했다.
스웨덴의 목요클럽은 23년간 매주 국민과 대화했던 타게 엘란데르 전 스웨덴 총리의 정치인 소통 모델이다. 엘란데르 전 총리는 당시 좌우갈등이 극심했던 스웨덴 사회에서 소통과 협치를 이끌어내기 위해 매주 목요일 만찬을 노사정 소통의 장으로 활용했다.
정 총리도 청문회 당시 “목요클럽과 같은 대화 모델을 되살려 각 정당과 각계각층의 대표들을 정기적으로 만나겠다”며 “격의 없는 만남과 진정성 있는 소통으로 정부·의회 간 협치를 이뤄내고 다양한 사회갈등 해결의 계기를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이날도 “정치인들과만 소통하는 게 아니라 국민, 각 부처와도 잘해야 한다”며 “요즘 세상이 복잡다단해서 조정하는 게 굉장히 큰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긴다는 생각과 스스로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을 알고 (대화를) 시작하면 조정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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