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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벼랑끝 한국車산업 이대론 안된다

한국 경제의 대들보인 자동차산업이 흔들리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완성차 업체의 국내 생산규모가 395만대로 1년 전보다 7만8,000대 감소했다고 16일 발표했다. 금융위기가 닥쳤던 2019년 이후 10년 만에 생존을 위한 마지노선으로 불리던 연 생산량 400만대가 무너진 것이다.

자동차산업은 고용인력이 40만명에 달하는데다 제조업 생산의 13%, 수출의 11%를 차지할 만큼 전후방 연관 효과가 높다. 그런 주력산업이 흔들리니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 40대 가장을 중심으로 제조업 일자리가 쪼그라들고 지역 협력사들은 줄도산을 맞는 등 산업생태계마저 흔들리고 있다. 한때 세계를 호령하던 한국 자동차가 몰락 위기에 처한 것은 무엇보다 노사 갈등의 영향이 크다. 한국GM은 지난해 한 달 넘게 파업을 이어갔으며 르노삼성도 걸핏하면 파업을 벌이는 등 어느 한 곳도 조용한 날이 없었다. 회사가 망하든 말든 임금을 더 받겠다며 공장을 멈춰 세운 것이다.

새해 들어서도 상황은 더 나빠지고 있다. 르노삼성은 잇단 파업으로 수출물량 배정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고 있다. 고사위기에 내몰린 쌍용차는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 경영진이 우리 정부에 또다시 손을 벌리는 상황에 이르렀다. 총선을 앞두고 정부의 최대 관심사인 일자리를 앞세워 자금 지원을 이끌어내겠다는 복안일 것이다. 정부의 섣부른 해고자 복직 요구가 부메랑으로 돌아온 셈이다. 자구노력조차 외면하는 기업에 언제까지 혈세를 퍼부어야 하느냐는 탄식이 쏟아지는 이유다.



세계 자동차 업계는 지금 구조재편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다. 세계 꼴찌 수준의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만성적인 고비용 구조를 뜯어고치지 못한다면 살아남기 힘든 세상이 됐다. 그런 점에서 일본 도요타 노조가 성과급제 도입에 앞장선 것은 눈여겨볼 만하다. 우리 노조도 이제는 벼랑 끝에 몰린 냉혹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노사 모두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을 갖고 환골탈태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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