팰리세이드는 현재 울산공장에서 내수·수출물량을 전량 만들고 있는데 증산이나 해외 생산을 하려면 노조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밀려드는 주문을 맞추기 위해 이뤄진 지난해 4월과 7월 두 차례 증산과정에서도 진통이 컸다. 울산4공장 생산물량을 2공장에서 공동 생산하기로 합의했는데 4공장 대의원회가 거부한 것이다. 이는 결국 봉합됐지만 일시 공급차질이 빚어졌다. 이렇게 노조 허락 없이는 증산조차 못하는데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을 장담할 수 있겠는가.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올라 칼레니우스 벤츠 회장은 “지금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은 미래사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금 마련을 위해 비용절감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구조조정 등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현대차 등 국내 자동차 업계는 노조의 몽니에 감원은커녕 증산조차 쉽지 않다.
남는 인력을 수요가 많은 라인으로 재배치하는 사안까지 노조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니 기가 막힌다. 이런 상태인데 스마트모빌리티 시대를 선도할 수 있겠는가. 지금부터라도 새로운 생존전략을 만드는 데 노사가 힘을 모아야 한다. 마침 이상수 신임 현대차 노조위원장이 최근 “소모적이고 대립적인 노사관계를 청산하자”고 제의했다니 다행이다. 말로만 그치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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