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현 정부 청와대 수사 실무를 담당한 차장검사를 전원 교체하는 법무부 의 검찰 인사와 관련, “국민의 검찰을 친문(親文) 세력 앞에 무릎 꿇리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황 대표는 23일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국무회의를 통과한 검찰직제 개편안은 결국 검찰 조직의 파괴안”이라며 이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법무부는 이날 검찰 인사를 단행해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조국 사건’, ‘유재수 감찰 무마 사건’ 등 수사를 실무 지휘한 차장검사 전원을 전보 발령했다. 뿐만 아니라 대검 기획관(차장검사급)과 대검 과장(부장검사급)들도 상당수 바꿨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중대 범죄 세력의 숨통을 틔워줄 수 있다는 부작용에 대한 경고를 무시하고 오직 검찰 장악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권이 전임 정권 보복을 위해 틈만 나면 남용한 것이 특별수사팀인데, 이제와서 검찰총장의 특별수사팀 구성권까지 박탈한다고 한다”고 강한 어조로 지적했다.
그러면서 황 대표는 “조국 전 장관에 대한 공소장은 그 자체로 한 편의 범죄영화”라며 “어둠 속 부정한 권력의 실태가 낱낱이 고발되어 있음에도 (정부는) 무혐의를 획책하려 했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황 대표는 “법과 정의를 보여줘야 한다. 특검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 올 수 있다”며 “그러기에 4·15 총선 승리가 절실하다. 총선 심판으로 국민의 여망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심재철 원내대표는 “(법무부의 검찰 인사는) 모두가 청와대를 향하는 검찰의 칼날 부러뜨리겠다는 명백한 수사방해”라고 지적하면서 “검찰을 장악하고 선거에서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얄팍하기 이를데 없는 꼼수의 연속”이라고 검찰 인사를 평가절하했다.
이어 심 원내대표는 “썩은내가 진동하는 의혹들을 권력의 힘으로 뭉개려 하지만 끓어오르는 민심은 이를 놔두지 않을 것”이라며 “법 위에 군림하려는 정권은 반드시 철퇴를 맞는다는 역사적 교훈을 잊지 말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한편 법무부는 이날 차장·부장검사 등 중간 간부와 평검사 인사에서 검찰 차장검사를 전원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앞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검찰청 과장급 간부들을 모두 유임해달라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묵살됐다.
법무부는 신봉수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를 평택지청장으로, 송경호 3차장을 여주지청장으로 각각 발령내는 등 고검검사급(차장·부장검사)과 평검사 759명 승진·전보 인사를 다음달 3일자로 단행했다.
신 2차장은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수사를, 송 3차장은 조 전 장관 가족비리 의혹 수사를 이끌어왔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무마 의혹을 수사한 홍승욱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는 천안지청장으로 전보됐다. 우리들병원 대출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신자용 서울중앙지검 1차장도 부산동부지청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한석리 4차장은 대구서부지청장으로 발령 났다.
조 전 장관 무혐의 주장에 대해 항의한 ‘상갓집 항명 사건’ 당사자인 양석조 대검찰청 선임연구관은 대전고검 검사로 보임됐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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