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인 ‘우한 폐렴’이 퍼진 중국 후베이성 우한 지역에서 환자들이 넘쳐나 의료시스템이 마비되고 환자들이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증언들이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5일 병에 걸린 남편을 입원시키기 위해 지난주 병원들을 전전했다는 36세 여성 샤오시 씨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현재 우한의 상황을 전했다.
중국은 질병 확산을 막기 위해 우한과 인근 도시에 봉쇄령을 내리고, 외부와 연결되는 항공·기차 편 등의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샤오 씨의 남편은 열흘 전부터 열이 났으며, 기침하면서 피를 토하기까지 했다. 남편은 병원 4곳을 방문했지만, 병실이 부족하고 검사할 여력이 없다는 이유로 모두 거절당해 현재 한 병원의 대기명단에 이름을 올린 상태라는 게 샤오 씨 설명이다.
그는 심지어 구급차를 불렀는데도 출동하지 않았다면서 “병원들에서는 항생제 처방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라는 말만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남편은 며칠간 제대로 먹지 못했고, 상태가 계속 나빠지고 있다. 사람들이 계속 죽어가지만 아무도 시신을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면 우리는 모두 불행한 운명을 맞게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샤오 씨는 밀려드는 환자들로 공중보건 시스템이 “통제를 벗어났다”면서 “환자 가족들이 병상을 얻고 진단을 받기 위해 의료진과 싸운다. 정말 절망적”이라고 덧붙였다.
SCMP에 올라온 한 영상에는 병원 복도에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차 옴짝달싹 못 하는 상황이 담겨있다. 인터넷상에는 환자들이 밀려드는 상황에 절규하는 의료진의 통화 장면 등도 돌아다니고 있다.
SCMP는 우한 시민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자신들의 우려·공포감과 정부의 대처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수는 의심 환자를 입원시켜주지 않는 데 대해 분노하고, ‘어디서 치료받을 수 있는지’ 등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 데 대한 불만도 있다는 것이다.
우한지역의 한 의사는 SCMP 인터뷰에서 “질병예방통제센터에 직원이 충분치 않다”면서 “모든 환자를 검사할 수 없다. 일부는 공포감을 느끼고 당장 검사받고 싶어하지만,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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