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고모인 김경희 전 노동당 비서가 남편 장성택 처형 이후 6년여 만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6일 김 위원장이 전날 삼지연극장에서 설 기념공연을 관람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김경희를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다음으로 호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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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이 고모인 김경희를 공개한 것은 ‘백두혈통’의 단합력을 강조해 장기집권으로 나아가기 위한 정통성을 확보하려는 정치적 행보로 보인다. 실제 김경희는 선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일한 친여동생으로 김 위원장 정권의 후견인 역할을 맡는 등 백두혈통의 ‘어른’으로 평가받는다. 이날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서도 김경희는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와 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과 나란히 앉아 건재함을 과시했다. 김 위원장이 2013년 12월 남편 장성택을 ‘반 혁명분자’로 처형한 후 숙청설, 뇌졸중 사망설, 자살설 등 추측이 난무하던 김경희를 공개한 것은 그의 건강이 악화했다는 징후라는 주장도 나왔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는 27일 자신의 블로그에 게재된 글을 통해 “만일 김경희가 갑자기 죽는다면 김정은은 영원히 고모를 독살했다는 누명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며 “김정은의 장기집권에서 오명으로 남아 있을 ‘김경희 독살설’을 털어버리고 고모부 처형 책임을 고모에게 넘기는 김정은다운 ‘묘수’이고 ‘꼼수’”라고 밝혔다. 태 전 공사는 또 “이번 김경희의 등장은 김경희 후견 정치의 종말 선언, 김정은 홀로서기 시작으로 볼 수 있다”며 “지난해 두 번 있던 당 전원회의를 계기로 김경희 라인의 많은 간부가 집으로 들어갔다”고도 했다. 그는 또 “이렇게 꼰대·수구세력이 빠지고 김경희의 입김도 빠지면 김정은·김여정 등 김씨 일가 3대가 독자적으로 국정을 운영하게 될 것이고, 이렇게 되면 정책에서 탄력성과 동시에 혼란도 커질 것”이라며 향후 10~20년 내 일어날 통일에 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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