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Me too·나도 당했다) 논란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의 21대 총선 영입 인재 원종건 씨가 28일 “영입 인재 자격을 스스로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1993년생인 원 씨는 14년 전 시각장애인 어머니와의 이야기로 방송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인물로 지난 23일 영입 인사 가운데 처음으로 지역구 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논란은 원 씨의 옛 여자친구라고 자신을 소개한 A씨가 27일 인터넷 사이트에 원씨로부터 데이트 폭력을 당했다는 글을 게재하면서 시작됐다. A씨는 자신의 폭로를 뒷받침할 증거라며 폭행 피해 사진, 카카오톡 대화 캡처 등을 제시했다. 해당 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했고, 당원 게시판에는 원 씨 영입을 재검토하라는 글이 수백 개 올라왔다.
원 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허물도 많고 실수도 있었던 청춘이지만 분별없이 살지는 않았다”며 해당 글의 사실 관계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제가 한 때 사랑했던 여성”이라며 “주장의 진실 여부와는 별개로 함께 했던 과거에 대해 이제라도 함께 고통받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논란이 된 것만으로도 당에 누를 끼쳤다. 그 자체로 죄송하다”며 “민주당에 들어와 남들 이상의 주목과 남들 이상의 관심을 받게 된 이상 아무리 억울해도 남들 이상의 엄중한 책임과 혹독한 대가를 치르는 게 합당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명예로운 감투는 내려놓고 자연인 신분으로 돌아가겠다”며 “홀로 진실을 밝히고 명예를 회복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성환 비서실장은 폭로 글 사실 관계 여부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둘의 문제이니 사적인 영역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공적인 영역은 내려놨으므로 사적인 영역에서 과거 여자친구에게 사과하거나 그런 영역으로 되돌아간 것 아니냐”고 선을 그었다. 탈당 처리 여부와 관련해서는 “아직 검토해본 적 없지만 지금 본인이 출마를 포함해 모든 것을 내려놓은 상황”이라고 답했다. 사전 검증 단계에서 인지하지 못했느냐는 질문에는 “알면 (영입을) 했겠느냐”고 반문했다.
/하정연기자 ellenah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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