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과 미군이 미군 군용기 추락 원인을 두고 각각 격추와 사고라는 엇갈린 주장을 하며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추락 원인이 격추로 확인될 경우 현재 진행 중인 미국과 탈레반 간 평화협정 체결에 큰 악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미군이 이날 아프간 가즈니주에서 미 공군 소속으로 전자감시 임무를 수행하는 기종인 E-11A항공기가 추락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며 적의 발포로 발생했다는 조짐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탑승자 수와 사망자 여부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반면 탈레반은 미 군용기가 격추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AFP통신은 이날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이 “첩보 임무를 수행하던 항공기가 가즈니주에서 격추됐으며 탑승자는 모두 사망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텔레반은 가즈니주의 많은 지역을 통제하고 있으며 비행기 추락사고 지역은 탈레반이 완전히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소셜미디어 등에 돌아다니는 사고현장 추정 영상에는 미 공군기 식별표시가 있는 사고기가 심하게 부서져 새카맣게 탄 모습이 담겼다. 탈레반 역시 구체적인 격추 상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AP는 이번 일이 격추가 아닌 사고로 확인되면 미국과 탈레반 간 평화협상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격추로 확인될 경우 어렵게 이어가고 있는 협상에 큰 차질이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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