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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천안 대신이냐"…우한 교민 '격리수용' 결정에 진천·아산 반발

29일 오후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정문 앞에서 인근 주민들이 농기계로 도로를 막고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걸어 놓고 있다./연합뉴스




정부가 중국 우한에서 전세기를 통해 데려오는 교민들을 충북 진천과 충남 아산 지역에 격리 수용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우한 교민 등을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과 충남 아산 경찰 인재개발원에 나눠 수용하기로 했다.

29일 진천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에 인접한 혁신도시에 살고 있는 한 주민은 “인근 아파트에서 걸어서 5분이면 인재개발원에 도착한다. 인근 주민들 산책삼아 많이가는 곳 또한 인재개발원 공원이며, 주변 유치원 어린이집 초등학교까지 차량으로 5분이 채 안걸린다”며 “진천은 인근 지역보다 아동비율도 높을뿐더러, 확정자가 나타날시 갈수있는 병원조차 없는데 이 지역을 수용 장소로 선택했다는 것이 너무 황당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해당 혁신도시는 2014년 아파트 단지 입주를 시작해 공공기관 직원과 주변 산업단지 근로자 등이 주로 살고 있다. 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 2만5,937명이다. 이곳을 생활터전으로 삼고 있는 주민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시가지와 떨어진 곳이라는 이유로 수용 장소로 결정됐다는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일부 주민들이 혁신도시의 출입 도로를 막아서자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자신을 혁신도시 주민이라고 소개한 한 네티즌은 “천안에서 반발이 심하니까 여기로 내려오는 것이냐.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만 2,000세대가 입주해 있다. 혁신도시 주민은 국민도 아니냐”라고 말했다.



29일 오후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정문 앞에서 인근 주민들이 농기계로 도로를 막고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걸어 놓고 있다./연합뉴스


아산시 지역 주민도 정부의 수용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아산시 온양5동 이장단협의회와 주민자치위원회, 새마을지도자 등을 주축으로 한 주민 60여명은 29일 오후 1시께부터 트랙터와 경운기 등 농기계 5대를 몰고 와 경찰인재개발원 진입로를 막은 채 시위를 벌이고 있다. 송달상 이장단협의회장은 “처음에는 천안으로 정했다가 그쪽에서 반발하니 아산으로 바꾼 것을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며 “주민 안전대책도 세우지 않고 결정한 것에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산시의회도 이날 오전 긴급회의를 열고 “갑작스럽게 아산으로 변경한 것은 합리적 판단이 아니라 힘의 논리로밖에 볼 수 없다”며 “아산시와 협의 없는 중앙부처의 독단적이고 일방적인 선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산갑이 지역구인 자유한국당 이명수 국회의원도 성명을 내 “경찰인재개발원 인근에는 아파트단지를 비롯해 수많은 시민 거주지가 있는 등 여러 문제점과 제약요인이 있어 격리시설로 적합하지 않다”며 “경찰인재개발원 격리수용을 적극적으로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한 교민을 수백명 단위로 특정시설에 수용할 경우 대규모 감염 개연성이 있기 때문에 권역별 또는 그룹별로 나눠 다수 시설에 분산 보호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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