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데이트 폭력’ 자행 의혹을 받고 있는 원종건(27)씨를 4·15총선을 앞두고 ‘2호’ 인재로 영입한데 대해 잇따라 고개를 숙였다. 민주당은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사실관계를 조사한 뒤 그 결과에 따라 엄정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지도부의 연이은 사과에도 불구하고 당 밖은 물론 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는 수그러들지 않는 모습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원씨가 지난 28일 데이트 폭력 논란으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과 관련해 “어제 영입인재 중 한 사람이 그 자격을 반납하는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며 “당 인재영입위원장으로서 국민과 당원에게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당이 사전에 철저히 조사·검증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이인영 원내대표도 같은 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인재영입을 하면서 좀 더 세심하게 살피지 못해 국민에게 실망과 염려를 끼친 점이 있다면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실관계를 확인한 후 추가로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있다면 하겠다”며 “당 젠더폭력신고상담센터의 조사 결과를 보고 원칙적으로 처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원내대표는 또 검증 시스템이 일부 문제가 있었다는 점도 시인했다. 그는 ‘원씨를 영입한 직후 포털 사이트 연관검색어로 ‘미투’가 뜰 정도로 소문이 돌았는데 이를 챙겨보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렇게까지 확인하지는 못했다. 미비한 점이 있었다”고 답했다.
민주당은 원씨의 당원자격을 박탈할지, 영입 실무자에게도 책임을 물을지 등에 대해서는 입장을 정하지 못한 상태다. 전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민주당의 인재영입에 대해 혹평한 가운데 이날 당원 게시판에도 ‘부실검증’을 비난하는 글이 게재됐다. /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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