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아파트 중위가격이 고가주택 기준인 9억원을 넘겼다.
30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이번 달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9억1,216만원을 기록하면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해당 가격은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이 되는 9억원을 넘기는 수치다. 중위가격은 주택 매매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간에 있는 가격을 말한다. 서울 아파트의 절반가량이 ‘고가주택’이 된 것이다.
이는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현 정부가 출범한 지난 2017년 5월,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6억635만원에 불과했다. 2년 반 가량의 기간 동안 서울 아파트 시세가 3억원 이상 치솟은 것이다.
한편 고가주택으로 분류되는 9억원 이상 주택은 조세, 대출 등 정부 규제 적용 여부를 가르는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1주택자여도 실거래가 9억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가 부과되고 취득세율도 3.3%로 높아진다. 분양가가 9억원을 초과할 시 중도금 대출도 불가능하다.
고가 주택 대상으로 다양한 규제 정책도 쏟아지고 있다. 정부는 최근 12·16 대책을 통해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에서 9억원 초과 주택은 초과분에 대해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20%로 축소시켰다. 또한 9억원 초과 주택을 보유하거나 매수하는 전세 세입자에 대해서 전세대출을 금지 및 회수하도록 했다.
그럼에도 현재 고가주택의 기준은 10년이 넘도록 그대로다. 지난 2008년 1주택자 양도세 부과 기준을 종전 6억원 초과에서 9억원 초과로 높인 것이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당시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4억8,084만원으로 현재 두 배 가까이 뛰었지만 기준은 그대로인 것이다. 이에 따라 고가주택 기준 현실화를 둘러싼 논란은 가열될 전망이다.
/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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