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주니어의 규현과 엑소의 수호는 ‘웃는 남자’에서 희극과 비극이라는 극단의 감정을 보여줘야 하는 그웬플렌 역을 맡아 열정적인 무대를 만들고 있다. 2018년 초연 당시에도 그웬플렌 역을 맡은 수호는 이번 공연에서 더욱 안정적인 연기로 호평받고 있다. 초연 때의 관객들의 피드백을 반영하고 작품과 캐릭터에 대해 한층 치밀한 해석을 더한 결과다. 제작진들은 “2년 사이에 이렇게 발전한 모습을 보일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지난해 제대한 규현은 무대 복귀작으로 ‘웃는 남자’를 선택했다. 가창력은 말할 것도 없고 ‘삼총사’ ‘그날들’ ‘베르테르’ ‘모차르트!’ 등 이미 수 많은 작품에서 내공을 쌓아 온 뮤지컬 배우답게 그 나름의 캐릭터 해석과 예능 프로그램에서 갈고닦은 재치를 발휘하며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그는 “제 공연에는 웃음 포인트가 있다”면서 “즐거운 걸 좋아하기 때문에 무대 위 흐름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관객들을 기쁘게 만들어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웃는 남자’는 빅토르 위고의 동명의 소설이 원작이다. 18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어린아이들을 납치한 뒤 기형으로 만들어 곡예단에 파는 범죄조직 ‘콤프라치코스’에 납치돼 웃는 모양으로 찢어진 입을 갖게 된 남자 그윈플렌(규현·수호·박강현·이석훈)과 앞을 보지 못하는 그의 연인 데아(이수빈·강혜인)의 이야기를 그렸다. 초연 당시 175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돼 주목받았으며, 환상적이면서도 몽환적인 무대 등 화려한 볼거리가 풍성하다. 3월 1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가장 성공한 아이돌 출신 남자 배우이자 올해로 뮤지컬 데뷔 10주년을 맞이하는 ‘베테랑’ 김준수는 새로운 ‘드라큘라’를 관객들에게 선사하기 위해 한창 연습 중이다. 지난 2010년 ‘모차르트!’로 데뷔한 이래 ‘천국의 눈물’ ‘엘리자벳’ ‘드라큘라’ ‘데스노트’ ‘엑스칼리버’ 등 13개의 공연을 통해 400회 이상의 무대에 오르며 강력한 티켓파워를 자랑하는 그다. 특히 ‘드라큘라’는 특유의 감성과 탁월한 캐릭터 해석력에 힘입어 그가 아이돌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 작품이기도 하다. 이 작품으로 그에게는 ‘샤큘(시아준수의 ‘시아’+ 드라큘라의 ‘큘’을 합친 단어)’이라는 별명이 생기기도 했다. 그 자신도 데뷔 10주년 기념 작품으로 이 작품을 선택할 만큼 애정이 각별하다.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 혼은 “김준수의 아이디어로 ‘드라큘라’가 재탄생되고 젊은 캐릭터로 설정이 바뀌고, 스토리도 매력적으로 발전했다. 전 세계적으로 ‘드라큘라’가 김준수의 아이디어와 노선대로 바뀌고 있다”고 극찬했을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 시즌마다 다른 무대를 선보여야 한다는 것은 늘 어려운 과제다. 가장 사랑하는 작품으로 ‘드라큘라’를 꼽는다는 그는 “세 번째 출연이라 정체돼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다는 게 부담”이라며 “관객을 납득시킬 수 있는 노래와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관객과 거리가 더욱 가까워 생동감 넘치고 화려한 무대가 설렌다”며 “우리나라 뮤지컬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꼭 들어야겠다는 마음으로 임하겠다”며 데뷔 10년 차 배우로서의 바람도 덧붙였다. ‘드라큘라’는 수백 년이 지나도록 오직 한 여인만을 사랑한 드라큘라 백작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2월 11일~6월 7일, 샤롯데씨어터.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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