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와 접촉했던 이들의 2차 감염을 막기 위해 현재 질병관리본부는 접촉자들을 ‘자가 격리’ 상태로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집안에서만 머물더라도 가족 간 전염까지 막기는 어려운데다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때처럼 지침을 어기고 외출을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어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30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기존 국내 확진 환자 4명의 접촉자만도 387명에 달한다. 이 중 환자와의 노출시간, 노출 위험도 등을 고려해 역학조사관의 판단에 따라 ‘밀접 접촉자’로 분류되면 자가격리 조치된다. 자가격리는 시설이나 병원이 아니라 자신이 생활하는 집에서 최대 잠복기인 14일 동안 격리되는 상태로 가족 간에도 마스크를 쓰고 2m 이상 거리를 두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자가격리 대상자의 가족이 격리기간 중 감염되는 ‘가족 간 감염’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 지난 메르스 사태 때 158번 확진자가 바로 그런 경우였다. 이전까지만 해도 가족 간 전파 가능성에 대한 의심이 꾸준히 제기돼왔으나 정부는 병원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더 크다면서 이를 부인해왔다. 그러나 병원을 방문한 뒤 잠복기간인 14일을 훨씬 지난 후에야 메르스 감염 확진자로 판명된 175번 환자가 발생했다. 175번 환자는 자가격리 중이었다가 확진 판정을 받았던 118번 환자의 남편이었던 만큼 정부도 가족 간 감염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했다.
자가격리 대상자의 무단 자택 이탈 가능성도 있다. 지난 메르스 사태 때도 자가 격리자가 골프·해외출장 등을 갔다가 논란이 된 바 있다. 감염법 제80조에 따라 격리조치를 위반한 사람에게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지만 실제 벌금이 선고된 사례는 드물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