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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자치구, 민방위훈련 속속 미뤄

신종 코로나 확산·市권고따라 연기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서울시 자치구 구청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종합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 자치구들이 2~3월 예정된 민방위 훈련을 연기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우려로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훈련을 열기에는 부담이 따르는 탓이다.

2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 용산·성동·은평·금천·양천구가 2~3월 실시하기로 한 민방위 훈련을 전면 연기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용산·은평구는 2월 훈련을 전체 연기하고 3월 훈련은 추이를 봐서 추후 결정할 계획이다. 성동구와 금천구는 3월 훈련을 4월 15일 총선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 양천구는 2월 훈련을 4월 총선 이후로 연기했다.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한 관악·송파구 등에서도 연기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대세가 연기로 형성된 분위기다. 자치구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보다 더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어 사람이 모여 있으면 사고가 날 가능성이 있다”며 “선제적으로 대응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치구의 민방위 훈련 연기 결정·검토는 “2월 행사를 원칙적으로 취소·연기해달라”는 서울시의 권고에 응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지난달 29일 신종 코로나 대책회의에 25개 자치구 구청장을 참석시켜 “신종 코로나 대응 단계가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됨에 따라 1~2월 시민참여 행사를 취소·연기하고 개최가 불가피하면 규모를 최대한 축소해 개최하라”는 권고를 내린 바 있다.

민방위 훈련은 ‘2월 이후로 실시’하라는 서울시의 지침 하에서 구체적인 일정을 자치구에서 결정한다. 상반기 안에 훈련을 실시하면 되기 때문에 4월 이후 몰아서 계획을 짜도 무리가 없다. 공직선거법은 지자체장이 선거일 전 60일부터 선거일까지 정강·정책 등을 선거구민을 대상으로 홍보·선전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그동안 민방위 훈련에서의 각종 언행이 선거법 위반 시비에 휘말린 적도 많아 아예 총선 이후로 훈련을 미루기로 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송기섭 충북 진천군수의 요청을 받아 어린이 마스크와 열화상감지기를 지원하기로 했다. 진천군은 신종 코로나 발생지 중국 우한에서 입국한 우리나라 교민들이 격리 수용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이 위치해 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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