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 수술을 받고 숙명여대에 합격한 신입생의 등록여부를 두고 여론이 극과 극으로 치닫고 있다.
4일 덕성여대, 동덕여대, 서울여대, 성신여대, 숙명여대, 이화여대 등 서울 지역 6개 여대의 21개 단체는 ‘여성의 권리를 위협하는 성별 변경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여대는 남자가 여자로 인정받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나를 보고 여대 입학을 희망하는 다른 트랜스젠더들이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는 (숙명여대 합격생의) 발언은 여대를 자신의 변경된 성별을 증명하는 수단으로 사용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해 숙명여대에는 한 남성이 ‘여자처럼 보이는’ 모습으로 무단 침입해 체포되는 사건도 있었다”며 “여대라는 공간이 남성들의 범죄 표적이 되고 있음은 물론 스스로를 여자라 주장하는 남자들에 의해 위협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현재 한국의 성별정정 허가는 근거 법률조차 없이 개별 판사·법원의 자의적 판단으로만 이뤄지고 있다”며 “이는 헌법에 보장된 여성의 기본권보다 남성의 성별변경 권리를 우선하는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이들은 온라인을 통해 ‘법원의 성별정정 반대 연서명’을 받아 국회와 각 여대 학교측에 송부할 계획이다.
숙명여대 내부에서도 갑론을박은 이어지고 있다. 동문들은 ‘성전환자로 숙명여대 최종 합격한 학생을 동문의 이름으로 환대한다’라는 게시물을 통해 차별적 시선을 거두라고 말했다.
이 글에는 “그녀는 입학에 필요한 점수와 절차적 조건들을 갖춰 당당히 통과했다”며 “트랜스젠더에 대한 부족한 이해와 고정관념을 근거로 ‘진짜 여성’과 ‘가짜 여성’을 나누려는 시도에 강한 우려를 표한다”고 신입생에 대한 환영 의사가 담겨있다. 이 글에는 500여명이 서명하며 지지의사를 밝혔다.
숙명여대 학생·소수자 인권위원회도 2일 입장문을 내고 “특정인의 정체성을 함부로 부정하고 그녀의 여대 입학에 찬반을 논하는 행위가 여자대학의 창립 이념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개인의 정체성은 제3자가 재단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며 페미니즘의 이름으로 트랜스젠더 여성의 여대 입학을 반대하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자 혐오”라는 의견을 냈다.
/김진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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