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토크가 잘 버무려진 매력적인 TV쇼가 탄생했다.
3일 첫 방송된 MBC ‘배철수 잼’이 가수 이장희와 정미조를 초대해 보는 재미와 듣는 재미를 모두 잡아내는데 성공했다.
‘배철수 잼’은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DJ 배철수가 음악을 통해 사회 각 분야 유명 인사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토크쇼다. ‘배철수의 음악캠프’, ‘배철수 애비로드를 걷다’ 등 자신의 이름을 건 프로그램들을 선보였던 배철수의 첫 단독 토크쇼로 관심을 모았다.
첫방송에서는 70년대를 풍미했던 가수 이장희와 정미조가 출연해 추억의 일화들과 인기곡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시대를 함께했던 배철수는 공감하며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도 슬쩍 끼워넣었다. 30년간 라디오를 진행한 베타랑다운 진행으로 토크에 빠져들게 했다.
보조 MC로 등장한 모델 이현이도 활력을 불어 넣었다.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최원석 PD가 이현이를 두고 “배철수 선배님 옆에서 같이 이야기해도, 어떤 게스트가 와도 따라갈 수 있는 센스와 사회에 대한 관심 분야에 대한 지적인 능력이 갖춰져 있다”고 한 것처럼, 배철수와 조화를 잘 이루면서도 게스트와의 토크를 센스 있게 이끌어냈다.
향수를 불어 일으키는 게스트 섭외도 장점을 극대화했다. JTBC ‘투유 프로젝트 - 슈가맨’처럼 추억의 가수들을 소환하는 프로그램도 있지만, ‘배철수 잼’은 마치 배철수와 게스트가 옛 추억을 떠올리는 소소한 수다를 떤다는 느낌을 받게 하는 점에서 차이가 느껴진다. 아울러 화제의 인물이 아닌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인물’을 게스트로 선정한 것이 오히려 편안함을 더했다.
전반적으로 보는 재미와 듣는 재미를 다 잡는데 공들인 기색이 역력하다. 음악 프로그램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이장희는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정미조는 ‘개여울’, ‘Les Feuilles Mortes’ 등을 라이브로 불렀고, 후배 가수 박재정이 ‘불 꺼진 창’, ‘한 잔의 추억’, ‘그건 너’ 등을 메들리로 선보였다.
사전에 게스트를 통해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에 집중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으나, 방송에서 이현이가 언급한 것처럼 ‘부모님이 좋아하는 가수’에 대해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앞서 배철수는 “작은 재미를 드리도록 열심히 하겠다”며 ‘소잼(소소한 재미)’을 약속했다. 자극적이고 파격적인 소재로만 가득한 방송 트렌드에서 벗어나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즐거운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약속이 잘 지켜졌다.
앞으로 등장하는 게스트는 세대를 아우르는 가수들이 대거 기다리고 있다. 다음 차례는 최근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양준일로 벌써부터 팬들의 폭발적인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8부작만으로 끝나는 건 분명 아쉬움이 많을 토크쇼가 분명하다.
/추승현기자 chush@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