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가 4일 중국 후베이성 체류 외국인에 대한 입국금지 조치를 취한 한국 정부에 우회적인 불만을 내비친 가운데 청와대는 “‘한중간에 이 문제를 긴밀히 협력해서 풀자’라는 취지로 얘기한 걸로 안다”며 맞대응을 자제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을 찾아 세계보건기구(WHO) 권고를 강조한 싱 대사 발언과 관련 “중국은 최대 교역국이기도 하고 이 문제를 소통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전체적 맥락을 갖고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싱 대사는 이날 오전 서울 명동 주한중국대사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이 취한 조치에 대해서는 많이 평가하지 않겠다”면서도 “WHO는 가장 과학적이고 권위적인 기구다. WHO에 근거했다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한국 정부가 후베이성 체류·방문 외국인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한 것은 WHO 권고보다 ‘과도한 조치’라는 중국 측의 서운함을 담고 있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싱 대사는 이날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 사스(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 사태 이후 국가원수로서는 처음 중국을 방문한 것을 거론하며 “서로 이해하고 역지사지하자”고 말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싱 대사 발언에 대해 절제된 입장을 내놓으면서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 연기됐다는 한 언론의 이날 보도는 명백한 오보라고 밝혔다.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은 “(시진핑 주석 방한) 시기에 대해서는 밝힌바 없고, 시기는 한중간에 협의 중인 사안이다”며 “협의가 되는대로 한중간에 공동으로 밝힐 예정이다. 저희가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을 사안을 연기라고 표현한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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