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에 대해 “아직 전 세계적 대유행병(pandemic)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실비 브라이언드 WHO 글로벌 감염위험 대응국 국장은 4일(현지시간) 후베이성에서는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지만, 중국 내 다른 지역에서는 주로 산발적으로 전염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다른 지역과 중국 외 다른 국가에서는 “전염을 막는 것이 현재의 전략”이라며 “우리는 제2의 후베이성 같은 시나리오는 없다는 것을 확실히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해 대유행병 가능성을 준비 중이라고 한 발언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NIH)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은 지난 2일 뉴욕타임스(NYT)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매우, 매우 전염성이 높다. 거의 확실히 ‘전 세계적 유행병’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밝혔고, 스콧 고틀립 전 미 식품의약국(FDA) 국장도 3일 CNBC방송에 출연해 “현 시점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적 유행병’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WHO는 이번 주 여행·관광 산업 대표자들과 원격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회의에서는 중국행 항공편이 재개될 수 있도록 승무원 보호에 관한 권고안이 마련될 예정이다. 브라이언드 국장은 “승무원이 승객들과 가까이 접촉할 때 감염될까 굉장히 두려워하고 있다”며 “그래서 우리는 직원들이 안전하다고 느끼고 중국행 비행을 재개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권고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브라이언드 국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아직 변종을 많이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안정적인 바이러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WHO는 중국에서 자국민을 탈출하는 국가들이 이 같은 정책을 “재조정”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브라이언드 국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기침이나 재채기 시 나오는 비말을 통해 전염되며, 감염된 사람이나 그들이 만진 물건을 직접 만졌을 때도 옮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바이러스가 해당 물건에 얼마나 오랫동안 남아 있는지는 불확실하다면서 예방책으로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을 조언했다. 이어 마스크를 착용하더라도 손을 씻지 않으면 100% 보호할 수 없다며 다른 예방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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