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트롯’으로 시작한 트로트 열풍이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트로트는 어떻게 방송계뿐만 아니라 공연계까지 장악하게 된 걸까.
지난달 2일 TV조선 ‘미스터트롯’이 첫 방송됐다. 이후 ‘미스터트롯’을 필두로 뮤지컬 ‘트롯연가’, 경연 프로그램 ‘나는 트로트 가수다’까지 탄생하면서 트로트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런 트로트 열풍의 시작에는 지난해 상반기를 뜨겁게 달군 TV조선 ‘미스트롯’이 있었다. 이미 Mnet ‘슈퍼스타K’, SBS ‘K팝스타’, Mnet ‘프로듀스 101’(이하 ‘프듀’) 등 수년간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각광받았지만,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의 탄생은 처음부터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미스트롯’이 ‘중년 프듀’라고 불리며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고, 우승자 송가인은 7년간의 무명 생활을 딛고 대세로 떠오르는 등 화제의 중심에 섰다.
상반기에 ‘미스트롯’이 있었다면, 하반기에는 유산슬까지 가세해 트로트 열풍에 불을 지폈다. 유산슬은 MBC ‘놀면 뭐하니?’에 출연하는 개그맨 유재석의 트로트 가수 데뷔명으로, 실제로 트로트 곡을 발매하며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트로트 장르에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
올해 포문을 연 ‘미스터트롯’은 ‘미스트롯’의 성공으로 일찌감치 제작이 확정됐다. ‘미스터트롯’ 또한 연일 화제를 모으며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미 많은 팬들을 확보한 프로그램이기에 예고된 행보였다. 특히 지난달 30일 방송분은 시청률 25.7%를 기록하며 종합편성채널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임영웅, 정동원, 김호중, 장민호 등 출연자들까지 주목받으며 차세대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트로트 열풍은 방송계를 넘어 공연계까지 장악했다. 이미 ‘미스트롯’ 콘서트가 전국을 물론 미국에서도 인기를 끌고, 국내 최초 트로트 뮤지컬까지 등장한 것이다. 뮤지컬 ‘트롯연가’는 ‘미스트롯’으로 화제의 중심에 선 정다경, 김소유 등 가수들이 출사표를 던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MBC에브리원 ‘나는 트로트 가수다’ 또한 지난 5일 첫 방송 이후 연일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며 주목받고 있다. ‘나는 트로트 가수다’는 MBC ‘나는 가수다’ 포맷을 착안한 프로그램으로 현역 트로트 가수들의 경연을 다룬다. 김용임, 조항조, 금잔디, 박서진 등이 출연해 프로들의 유려한 무대를 선사한다.
이렇게 트로트와 관련된 콘텐츠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것을 왜일까. 단지 프로그램의 반짝 인기로 끝나지 않고 ‘트로트’라는 장르가 세대를 아우르는 대세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음악 시장을 아이돌 가수가 장악하게 되면서 비주류로 치부됐던 트로트의 위상이 달라졌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트로트 가수들의 팬덤 문화의 변화도 한몫했다. 10대 아이돌 팬들의 문화로만 여겨졌던 팬덤 문화가 5060으로 확장되면서 트로트 열풍이 식지 않고 있다. 예로 송가인의 공식 팬카페 회원들은 지역별로 지부를 나눠 조직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아이돌 팬들처럼 음원 스트리밍을 하고, 굿즈도 구매한다. 이에 더해 주말마다 공연장 주변에서 응원전까지 펼치며 열렬한 팬심을 드러내고 있다.
비주류에서 주류로 각광받게 된 트로트 열풍은 쉽게 꺼지지 않을 전망이다. 대중가요에서 소외됐던 트로트가 어떻게 더 성장할지 앞으로가 더 주목된다. /추승현기자 chus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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