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인 확산 우려를 낳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으로 경고했던 중국 의사 리원량이 숨을 거뒀다.
7일(현지시간) 신경보 등 중국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우한시 중심병원 의사인 리원량은 전날 저녁 9시30분쯤 폐렴 증세로 병원에서 사망했다.
이에 대해 우한 중앙병원은 “리원량이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과 싸우다 불행히도 감염됐다”면서 “우리는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애도한다”고 그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뿐만 아니라 세계보건기구(WHO)도 트위터를 통해 “리원량의 죽음에 매우 슬프다”며 “그가 바이러스(퇴치)를 위해 한 일을 기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리원량은 신종코로나 확산 초기에 마스크 등 보호 장비 없이 환자를 돌보다 감염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빨리 회복해 다시 환자를 돌보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리원량은 지난해 12월30일 병원 문건 중 사스 확진 환자 7명이 발생했다는 내용을 얻게 됐다. 화난 수산물도매시장에서 발생했다는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단체 대화방에 있는 동창 의사에게 알렸고 이 사실이 인터넷에 급속히 전파되면서 신종코로나가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이후 중국 공안은 리원량과 다른 의사 친구들에게 유언비어를 퍼뜨려 사회 질서를 해쳤다는 혐의로 위법 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한다는 내용의 ‘훈계서를’ 쓰게했다.
중국 정부의 신종코로나 초기 대응 부실에 대한 비판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질병을 세상에 알린 리원량의 역할을 재평가 해야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환구시보는 “리원량이이 근무한 우한 중앙 병원은 이 치명적인 질병과의 전쟁에서 가장 치열한 전장 중 하나가 되었다”며 “그의 생존 실패는이 전투의 어려움과 복잡성에 대한 증거”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더 많은 환자들의 생명을 구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리원량 박사와 다른 사람들이 처음 경고 한 질병에 감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한다”며 “전국이 우한과 후베이성을 응원하고 있으므로, 이 전쟁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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