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들 감사합니다.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7일 오후 1시30분께 경기도 위례신도시 천막법당 상월선원(霜月禪院) 입구가 활짝 열리자 일대에는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날은 지난해 11월11일부터 총 3개월 진행된 상월선원 동안거(冬安居)가 마무리되는 날이다. 이날 동안거 해제법회는 불자 등 사부대중 10만명이 함께하는 대규모 행사로 예정됐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우려로 취소됐다. 하지만 현장에는 소식을 듣고 찾아온 불자와 취재진 등 1,000여명이 몰리며 장사진을 이뤘다.
앞서 전 조계종 총무원장인 자승스님을 비롯해 진각·재현·심우·성곡·호산·무연·도림·인산 9명의 스님들은 상월선원 터에 비닐하우스를 세우고 3개월간 ‘천막선원 동안거’에 들어갔다. 동안거는 매년 겨울 3개월씩 승려들이 한곳에 모여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수행 중에는 출입이 철저히 금지됐고, 식사도 비닐하우스 측면에 난 틈을 통해 하루 한 끼만 제공됐다. 난방이 되지 않는 천막 내부에서는 목욕이나 삭발은 물론 스님들 간에 대화가 금지되는 묵언 수행이 진행됐다. 단, 양치는 허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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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동안거 해제를 위해 찾은 대한불교 조계종 종정 진제스님과 총무원장 원행스님 일행은 밖에서 잠겨진 자물쇠를 풀고 천막 법당 안으로 들어갔다. 자승스님 등 9명의 수행스님들은 진제스님 일행을 맞아 삼배를 올렸고, 진제스님이 이들을 격려하는 것으로 3개월간의 수행을 공식 마무리했다. 진제스님을 따라 밖으로 나선 9명의 스님들은 덥수룩한 머리와 수염을 기른 초췌한 모습이었다. 얼굴 살이 빠져 수척해 보였지만 임시법당까지 길게 늘어선 인파들 사이로 걸어 나오는 스님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밝았다. 불자들은 박수와 합장으로 스님들을 맞이했다. 이날 해제법회는 임시법당에서 올리는 삼배로 마무리됐다.
상월선원 터는 군법당이 있던 자리로 위례신도시가 들어서면서 종교부지로 분할됐다. 앞으로 조계종은 이 곳에 포교당을 건립할 계획이다. 종단차원에서 신도시에 건립되는 첫 사찰이다.
/하남=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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