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경고했다가 사망한 의사 리원량의 어머니가 눈물을 흘리며 아들에게 침묵을 강요한 공안에 해명을 요구했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리원량의 어머니는 중국 동영상 플랫폼 리스핀에 올라온 동영상에서 지난 7일 아들이 사망한 후의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진실이 밝혀지기 전에 내 아들은 한밤중에 우한 경찰서로 불려갔다”며 “공안이 우리에게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괜찮을 수가 없다”고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리원량의 어머니는 감염 위험을 알고도 신종코로나 대응의 최전선에 나섰던 아들의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로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그의 결정을 지지할 것”이라며 “그것은 아들의 바람이었고, 가족은 그것을 지지해야만 했다. 우한의 상황은 참혹했고, 그는 의사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들은 가족과 동료들에게 친절했다”며 “동료들이 원하면 대신 야간 당직을 섰으며, 대부분 일주일에 한 번씩 야간 당직을 하는 것과 달리 일주일에 두 번이나 당직을 서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리원량은 지난해 12월 30일 사스와 유사한 코로나 증세가 있는 환자 보고서를 입수해 이를 대학 동창들의 단체 채팅방에 공유했다. 하지만 공안은 그의 경고를 유언비어로 몰아세웠으며 리원량에게 사실과 다른 내용을 올렸다는 내용의 ‘훈계서’에 서명하도록 했다.
그는 이후 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다가 신종코로나에 감염돼 4주 가까이 투병하다 지난 7일 34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우한 정부는 리원량에게 사과하라’, ‘나는 언론의 자유를 원한다’는 글이 잇따르고 있으나 중국 당국은 곧바로 삭제하고 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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