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신종 코로나 확산 추세가 여전한 가운데서도 기업 활동이 재개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마음을 놓기는 아직 이르다. 당장 중국 공장에서 현지 직원들의 출근이 제대로 이뤄질지 알 수 없고 물류 상황을 고려할 때 제품이나 부품이 생산되더라도 국내 공장 등 최종 목적지까지 제대로 운송될지도 불투명하다. 물론 이런 불확실성은 세계 주요기업·주요산업이 모두 맞닥뜨려야 한다는 점에서 조건은 같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다른 나라에 비해 중국의 비중이 특히 높아 미치는 영향도 훨씬 크다는 점이 문제다. 이번에 완성차 기업들이 휴업에 들어간 것도 와이어링하니스라는 부품의 87%를 중국에서 들여오기 때문이 아닌가. 반도체·자동차·디스플레이·화학 등 우리나라 경제를 이끄는 핵심산업은 이처럼 모두 중국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 중국이 기침 한번 할 때마다 우리는 몸살을 앓아온 이유다.
지난해 우리는 일본의 갑작스러운 수출규제로 필요한 소재·부품·장비를 제때 들여오지 못해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무엇이건 한 곳에 몰리는 것은 좋지 않다. 다른 나라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중국 의존도 역시 낮춰야 한다. 이번 기회에 신남방지역을 파고들어 부품 서플라이체인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수출시장도 미국과 중국 위주에서 벗어나 다변화하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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