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에 찬사를 보내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를 두고 “얼굴이 투텁다”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의 보수, 절망적이다”이라며 “봉준호 감독은 블랙리스트에 올려놓고, CJ 이미경 부회장은 자리에서 끌어내려 미국으로 망명 보냈던 분들 아닌가. 이제 와서 봉준호 감독의 쾌거에 숟가락 올려놓으려 하다니 얼굴도 참 두터우시다”라고 지적했다.
박용찬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내고 “한국 영화 기생충이 새로운 역사를 썼다”며 “지난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시작으로 연이어 들려온 놀라운 소식”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에 한국 영화, 한국 문화의 힘을 알린 기념비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같은 당 강효상 의원도 이날 자유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대구신청사 옆 두류 공원에 ‘봉준호 영화박물관’을 건립해 대구신청사와 함께 세계적인 영화테마 관광메카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봉 감독이 대구출신이라는 이유에서다.
봉준호 감독은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부시절 정권에 비친화적인 문화·예술인 명단인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당시 정부는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교묘하게 지원을 막거나 창작 활동을 방해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봉 감독의 작품인 ‘괴물’ ‘설국열차’ ‘살인의 추억’ 3편이 블랙리스트 영화에 올랐다. /이혜리기자 hye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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