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에서 김기택(송강호 분) 가족들이 시청하던 ‘피자박스 접기’ 영상의 주인공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여성은 캐나다 ‘가브리엘피자’에서 실제로 아르바이트를 하던 소녀로, 기생충을 통해 예상치도 못한 주목을 받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12일 ‘피자박스 접기’ 영상 속 주인공인 브리아나 그레이(Breanna Gray)는 지난 며칠 동안 쏟아진 기생충 팬들의 질문에 답하는 6분 21초 짜리의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서 그레이는 “가브리엘 피자에서 7년 동안 일했고, 첫 번째 영상을 찍을 당시 나이는 18살이었다”며 “당시 엄청나게 빠른 박스 접기 속도에 가족들이 영상 촬영을 제안했고, 이렇게 찍은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레이가 2015년 9월 올린 첫 번째 ‘피자박스 접기’ 영상은 현재 조회수 145만회를 넘어섰다. 영상에서는 그는 단 2초만에 피자박스를 접는 내공을 보여준다. 그레이는 이에 대해 “아르바이트를 오래 하다보니 박스 접는 것을 근육이 기억했다”며 “아마 캐나다에서 제일 빠르지 않았을까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 영상으로 그레이는 미국 유명 토크쇼인 NBC ‘엘렌 드제너러스 쇼’의 제작진에게 관심을 받는 등 크게 화제가 됐다. 2018년에는 ‘기생충 제작진’으로부터 ‘피자박스 접기 영상을 영화에 써도 되겠냐’는 연락을 받기도 했다.
그레이는 당시를 회상하며 “그때는 영화감독이 누군인지, 어떤 영화인지, 얼마나 유명한지 전혀 알지 못했다”며 “별 생각 없이 영상 사용을 허락했는데, 내 동영상이 오스카상을 탄 영화에 삽입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기생충’이 아카데미영화상 4관왕을 차지한 직후인 11일, 그레이는 다시 ‘피자박스 접기’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 또한 하루만에 6만명 가까운 사람이 시청하며 인기를 끌었다. 현재 가브리엘 피자를 떠나 이벤트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는 그는 육아휴직 중이라고 밝혔다.
영상에서 그레이의 피자박스 접기 실력은 약간 녹슬긴 했지만, ‘근육이 기억한다’고 그가 밝힌대로 여전히 2초 만에 박스를 접어내는 실력을 발휘했다.
영화 팬들은 댓글에서 “당신은 (오스카를 위한) 계획이 다 있군요! (She had a plan for the Oscars.)”, “기생충이 나를 여기로 이끌었다(Parasite(2019) bring me here)”, “저와 함께 그 하얀 피자박스를 접어보시겠어요 어머니?” 등 기생충 명대사를 패러디 하며 그레이를 응원하고 있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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