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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VIEW]'검사내전' 평범한 검사들이 불러낸 잔잔한 감동





직장인들의 공감을 자아낸 JTBC ‘검사내전’이 16회를 끝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시청률과 화제성 면에서는 아쉬웠으나 평범한 검사들의 현실을 새롭게 구현해내 ‘참신한 시도’라는 호평을 받았다.

지난 11일 방송된 ‘검사내전’ 마지막 회에서는 이선웅(이선균)이 전 진영 지청장인 김인주(정재성)가 있는 ‘특별 수사단’에 차출돼 서울로 향했다가, 특별 수사단 수사 방향이 자신의 신념과 다름을 깨닫고 되돌아오는 모습이 그려졌다. 인주는 평소처럼 정직한 수사를 하려던 선웅을 막아섰다. 성 접대 사건에 연루된 검찰 인사들의 구속을 제지한 인주는 선웅에게 “어떤 검사가 되느냐보다 어떤 검찰로 남느냐가 중요하다. 검찰이 없으면 검사도 없다”며 스스로 조직의 환부를 도려낼 수 없음을 밝혔다.

앞서 선웅과 차명주(정려원)는 서울행 티켓을 두고 ‘유척 내기’를 벌였고, 유척의 진짜 주인을 만났다. 한때 스타검사였으나 현재 검사직을 그만둔 그는 “우리가 세상의 범죄를 다 볼 수는 없다. 하지만 하나라도 제대로 볼 생각이 아니면, 검사 일을 그만두는 게 맞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며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이로 인해 명주는 서울행 대신 진영에 머물기로 결정했고, 선웅은 서울에 가서도 자신의 신념에 충실할 수 있었다.

마지막 두 이야기는 자성이 없는 현 검찰 세계를 투영하면서도 그 아래 소신을 지키는 검사도 있다는 사실을 부각시켰다. 실제 검사조직과 화려한 일부 검사들에 가려진 일반적인 형사부 검사들의 모습을 대변했다.





그동안 선웅과 명주를 비롯해 ‘검사내전’에 등장하는 형사 2부 검사들은 전형적인 검사 이미지와는 달랐다. 흔히 검사는 TV 속에서 극단적으로 묘사됐다. 거악을 물리치는 정의의 수호자이거나 정권과 결탁한 권력의 시녀였다. 반면 ‘검사내전’ 검사는 평범한 직장인의 모습에 훨씬 가까웠다. 덕분에 ‘검사도 사람이다’는 극 중 내레이션처럼 검사도 인간미 넘치는 인물이자 우리 주위에 있을 법한 이웃임을 깨달았다.

그들이 맡은 사건도 거창하기보다 우리 이야기에 가까웠다. 학교 폭력과 가정불화, 직장 내 성차별, 동료 사이 갈등, 지역 연고 세력의 문제 등. 수천억 원대 규모의 사기 혐의 혹은 횡령이 아닌 비교적 작은 사건들이 현실감 있게 다뤄졌다. 형사 2부 검사들은 평범한 사건일지라도 매일 자신의 자리에서 자부심을 갖고 정의를 실현하려 고군분투했다. 극적 요소나 권선징악적인 결말은 없었으나 서민들이 겪을만한 사건들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이러한 공감은 출연 배우들의 캐릭터 열연 덕분이기도 했다. 이선균, 정려원부터 이성재, 김광규, 이상희, 전성우 등 내공을 갖춘 배우들은 다양한 군상을 완벽하게 그려냈다. 아버지 같은 모습의 조민호(이성재) 부장,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워킹 맘 오윤진(이상희), 마음 여린 홍종학(김광규), 철부지 없는 김정우(전성우) 까지. 특히 생활밀착형 검사 이선웅과 3수석 에이스 검사 차명주는 흔한 러브라인도 없이 함께 성장하며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기존 법정물의 공식을 깨뜨렸다.

공감도 높은 소재와 배우들의 시너지는 ‘검사내전’을 빛냈으나 시청률만큼은 화제성을 따라가지 못했다. ‘검사내전’ 1회와 2회는 5%(닐슨코리아 전국가구 기준)의 높은 시청률을 보여 기대감을 샀지만 종영까지 2~3%대에 머물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마지막 회인 16회가 돼서야 4.2%의 시청률을 달성했다. 이를 두고 “주 시청층의 나이가 직장을 다니는 20~40대이며, TV보다 모바일이나 컴퓨터로 드라마를 시청하는 플랫폼의 변화 때문”이라는 추측도 나왔다.
/안정은기자 seyo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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