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실이 다음 주 중에 단체헌혈을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우려로 단체 헌혈은 물론 개인 헌혈까지 급감하면서 혈액 수급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2일 “정부와 공공기관이 앞장서고, 국민들께서도 동참해 달라”고 호소하면서 “총리실은 다음주 헌혈행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 대응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정 총리는 “최근 감염 우려로 단체헌혈이 25% 감소하는 등 혈액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보건복지부에 혈액 수급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중수본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여파로 이달 들어 혈액 보유량이 뚝 떨어졌다. 안정적 기준은 5일분이나 2월3일(3.3일분) → 2월6일(3.0일분) → 2월9일(3.7일분) → 2월10일(3.6일분) 등 이 달 들어 3일분 정도가 간신히 유지 되고 있다.
혈액 보유량이 급감한 이유는 설 연휴에 겨울방학의 영향은 물론 신종 코로나에 대한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중수본은 판단했다. 단체 헌혈은 물론 개인 헌혈도 감소 중이라고 중수본은 밝혔다.
이 달 들어 학교 1,150명, 공공기관 1,860명, 군부대 8,650명, 일반단체 3,760명 등 1만5,420명이 단체헌혈을 취소했다. 중수본은 향후 수급 악화가 지속 되는 경우 수술 연기 등 의료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박능후 장관 “국민들께도 간곡히 부탁”
박능후 복지부 장관도 “대한적십자사가 체온측정, 마스크 착용 등 직원 개인위생을 강화하고 헌혈의 집과 헌혈버스에 대한 소독 작업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긴급하게 수혈이 필요한 생명을 살릴 수 있도록 공공기관 및 단체 그리고 국민 여러분들께서 헌혈에 적극 동참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한편 정 총리는 이날 혈액 보유량 급감 문제와 함께 지나친 소비 심리 위축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정 총리는 “정부는 신종 코로나로부터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방역은 빈틈없이 하되, 지나친 위축은 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총리는 “신종 코로나로 인해 중앙부처나 지자체가 주관하는 행사를 무조건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관계부처와 지자체는 철저하게 방역조치를 마련하고, 예정된 행사를 계획대로 진행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 정 총리는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이유로 상점이 며칠간 문을 닫는 것도 공중보건 측면에서 지나치다”며 “확진자가 다녀간 장소더라도 소독을 하고 이틀 후부터는 운영해도 괜찮다는 것이 방역대책본부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정 총리는 “국민 여러분께서도 정부를 믿고 일상생활을 지속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