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뇌경색 동반 30대 남성= 39세 남자 직장인 A씨는 1개월 전 새벽에 뒤통수가 뻐근한 두통으로 눈을 떴다. 어지럽고, 왼쪽 팔다리는 마비로 잘 움직이지 못하겠고, 말도 어눌해졌다. 급히 아내를 깨워 119구급차를 불러 이대목동병원 응급실로 갔다.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결과 급성 뇌경색 소견이 보인다고 했다. 식사와 수면이 불규칙하고 고도비만(키 172㎝, 몸무게 89㎏)이기는 하지만 특별한 병력이 없고 술·담배도 잘 하지 않아 나름 건강하다고 생각했던 터라 당황스러웠다.
아내는 A씨가 평소 심하게 코를 골고 수면무호흡 증상을 자주 보였다고 했다. 수면다원검사 결과 시간당 87회의 무호흡, 심한 저산소증(혈중산소포화도 59%)을 동반한 ‘중증 기도폐쇄성 수면무호흡’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잠을 자는 내내 무호흡·저산소증에 시달리다 보니 새벽에 혈압이 매우 불안정하게 상승하고 심장·혈관 등에 큰 부담을 줘 결국 젊은 나이에 뇌경색 환자가 된 것.
하지만 ‘기도(氣道)양압기’로 잠잘 때 기도 압력을 10㎝H2O로 올려주면 적절하겠다는 진단에 따라 양압기 치료를 시작하자 수면무호흡 증상은 사라졌다. 양압기와 연결된 ‘코 마스크’를 쓰고 자야 하는 불편이 따르지만 혈중산소포화도도 정상 수준인 90% 이상으로 회복됐다. A씨는 운동과 식이요법도 병행해 뇌경색 재발 없이 잘 지내고 있다.
◇관상동맥 질환 동반 폐경 후 여성= 57세 여자 B씨는 3~4년 전 폐경된 후 남편으로부터 “당신이 코를 심하게 골아 잠을 자기 어렵다”는 불평을 들어왔다.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지내던 중 간혹 목·가슴 부위가 답답하고 속이 메스꺼워 소화불량이나 위산 역류 증상인가 해서 단골 내과의원을 찾았다. 내시경 검사를 받았지만 별 이상이 없다고 했다. 얼마 뒤에는 왼쪽 어깨와 팔이 뻐근하게 아파 다시 내과의원을 찾았더니 의사가 “협심증일 수 있으니 큰 병원에서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 검사를 받아보라”고 권했다.
검사 결과 관상동맥 두 곳이 50% 이상 좁아져 심근경색증이 생길 위험이 높다며 좁아진 부위를 넓혀주는 스텐트(금속망) 시술을 받았다. 평소 고혈압·당뇨병 병력이 없었던 터라 수면다원검사도 받았는데 1시간 평균 무호흡이 78회, 최저 혈중산소포화도가 73%로 떨어졌다. 중증 수면무호흡증 진단을 받은 B씨도 기도양압기 치료를 받으며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다.
◇목젖 길고 코골이 심한 ‘경증 수면무호흡증’ 30대= 턱이 작은 32세 남자 C씨는 평소 코골이가 심해 친구들과 여행을 가면 놀림을 받고는 한다. 지인의 권유로 이비인후과를 찾았더니 긴 목젖이 수면 중 혓바닥에 닿아 기도가 좁아진 게 주요 원인이라고 했다. 수면다원검사에서 시간당 무호흡 7회, 최저 혈중산소포화도 89%의 경증 수면무호흡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C씨는 주말에 잠시 입원해 레이저로 목젖을 부분절제하는 등 구개성형술을 받고 심한 코골이에서 벗어났다.
◇턱 작고 수면무호흡증·주간졸림증 심한 20대= 턱이 작고 뒤로 처져 있는 21세 남자 대학생 D씨는 수면무호흡으로 잠을 깨는 경우가 있고 낮에 심하게 졸려 이대목동병원 수면센터를 찾았다. 두개하악부에 대한 정밀 X레이와 수면다원검사 결과 ‘작은 턱증’ 때문에 기도가 심하게 좁아진 기도폐쇄성 수면무호흡증 진단을 받았다. D씨는 의료진의 권유로 지난 여름방학에 아래턱(하악) 수술을 받았다. 주위에서 얼굴이 멋있어졌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고 수면무호흡·주간졸림증도 호전돼 생활이 즐거워졌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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