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가 지난해보다 6.33% 상승했다. 지난해 9% 이상 급등한 데 비해서는 상승률이 낮지만 최근 10년 기준으로는 두 번째로 높다. 서울 성동·강남구 등 주요지역은 두자릿수 상승률을 나타내며 올해도 땅값이 크게 뛰었다. 이에 따라 일부 고가 토지의 경우 보유세 부담이 지난해보다 50%가량 오르는 등 세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부는 이번 공시지가의 현실화율을 65% 수준까지 끌어 올렸다.
◇ 서울 성동·강남 상업지역 집중 표적 = 국토교통부는 올해 표준지 공시지가 변동률이 지난해보다 3.09%포인트 낮은 6.33%를 기록했다고 12일 밝혔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은 올해 7.89% 올라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대규모 복합개발이 예정된 강남구와 집값 상승률이 높은 성동·서대문·동작구 일대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성동구는 11.16% 올라 서울 자치구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강남구(10.54%), 동작구(9.22%), 송파구(8.87%), 서초구(8.73%), 서대문구(8.4%) 등도 8% 이상 상승했다. 전국 광역시 가운데는 광주(7.6%)가 가장 많이 올랐고 대구(6.8%), 부산(6.2%) 등도 5% 이상 상승했다.
올해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의 현실화율은 65.5%이다. 시세와 비교하면 땅값이 65.5% 수준이란 의미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현실화율은 0.7%포인트 높아졌다. 앞서 정부는 앞으로 7년간 현실화율을 균등하게 높여 70%에 도달하도록 하겠다고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올해 공시지가 상승률을 보면 대규모 개발지역과 상업 지역이 크게 오른 것이 특징이다.
◇ 공시가 8.7% 올랐는 데 보유세는 50% 상승 = 상승률이 지난해보다 낮다고 해도 세 부담은 예년 못지않을 전망이다. 종부세 세율이 오른 데다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조정 등 세법 규정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본지가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고가 토지일수록 공시지가 상승률 대비 보유세 상승 폭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
서울 중구 명동 네이처리퍼블릭 부지(169.3㎡)의 공시지가는 ㎡당 1억 9,900만원으로 전년보다 8.7% 올랐다. 하지만 보유세 합계액은 1억 8,206만원으로 전년(1억 2,208만원)보다 5,997만원(49.1%) 상승할 전망이다. 공시지가가 6.5% 오른 중구 유니클로 명동 중앙점(300.1㎡) 또한 보유세는 48.6%(1억 990만원) 오른 3억 3,572만원이 예상된다. 표준지 공시지가 상위 8곳은 보유세가 모두 가격 제한폭까지 뛸 것이란 분석이다. GBC 부지와 재개발 사업이 추진 중인 용산구 한남동 일대 등 개발지역 내 주요 부지의 보유세 부담도 대폭 늘어난다. GBC는 보유세 상승 폭이 18.0%(386억→456억원)로 예상된다. 또 재개발 사업이 추진 중인 한남3구역 인근의 한 토지(165㎡)는 보유세가 336만원에서 404만원으로 20.2% 뛸 전망이다.
지방에서도 공시지가 대비 보유세 상승 부담이 더 커질 전망이다. 대구 중구 동성로의 한 상가(101.1㎡) 보유세는 777만원에서 917만원으로 18% 오르고, 대전 유성구 유성온천역 인근 토지(122.8㎡)는 143만원에서 165만원으로 14.6%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우 팀장은 이와 관련 “올해 공시지가 상승률이 지난해보다 낮아지긴 했지만, 일부 토지는 전년도 미반영분이 반영되면서 세 부담 상한인 150%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강동효·진동영기자 kdhy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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