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이 자리한 가운데 열린 ‘코로나19 경제계 간담회’에는 CJ그룹의 이재현 회장도 참석했다. 삼성·현대자동차·SK·LG·롯데 등 재계 서열 1~5위 기업의 총수들이 참석하는 행사에 재계 서열 14위(2019년 기준)인 CJ가 함께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청와대가 CJ를 5대 그룹과 묶어 ‘6대 그룹’의 하나로 초청한 배경을 두고 일각에서는 CJ가 투자한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4개 부문을 석권했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2016년 광복 71주년 특별사면된 후 이 회장이 청와대가 주최하는 행사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회장이 청와대-재계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명박 대통령 재임 중이었던 2011년 30대 그룹 신년 간담회 이후 9년 만이다.
청와대는 CJ그룹의 중국 시장 진출이 활발한 만큼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연관성이 깊어 함께 초청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자산 규모가 다른 기업에 비해 낮은 순위이기는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의 정도, 중국 내의 사업 규모, 5대 그룹과의 업종별 차별성 등을 고려해 참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CJ의 중국 내 사업 규모를 삼성이나 현대자동차 등과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이번 CJ 초청에 ‘기생충 효과’가 상당히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문 대통령이 이날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최근 우리 기업들이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으로 국민의 희망이 되고 있다”고 말하며 그 첫 사례로 CJ를 꼽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CJ그룹이 투자한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비롯한 4관왕의 영예를 차지했다”며 “한류 문화의 우수성을 또 한 번 세계에 보여준 쾌거”라고 평가했다. 이에 이 회장은 “대통령의 관심과 응원 자체가 기업인에게 큰 힘”이라며 “대통령께서도 문화콘텐츠를 산업으로 인식해주시고 많은 지원을 부탁 드린다. 항공·관광·유통 등 어려운 분야에 지원을 더 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오는 20일 영화 ‘기생충’을 감독한 봉준호 감독을 청와대에 초청해 아카데미 4관왕을 차지한 것을 축하할 예정이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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