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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기생충'이 그린 불평등, 한국보다 미국이 더 심각"

"한국 상위1% 전체 부 25% 차지하는데

미국은 39%나 차지...의회 정책의 결과"

영화 ‘기생충’에 나온 반지하 화장실/연합뉴스




미국에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큰 반향을 일으키는 배경엔 영화 주제인 빈부격차가 미국에서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서 나왔다.

워싱턴포스트는 14일(현지시간) ‘기생충은 한국의 불평등을 악몽처럼 그린다. 미국에서의 현실은 훨씬 더 나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 영화와 거기에 담긴 메시지는 미국 관객에게 강하게 울려퍼졌고, 지난주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은 이 영화의 미국 내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는 사실을 의미한다”며 “여기 미국에서의 불평등은 봉 감독의 한국보다 훨씬, 훨씬 더 심각하다”고 전했다.

신문은 한미 불평등을 비교하기 위해 세계불평등데이터베이스(WID)의 통계를 인용해 한국에서 최상위 1%가 나라 전체 부의 25%를 차지하는 반면 미국의 경우 39%를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소득 면에서도 한국에서는 상위 1%가 전체 국민소득의 12%를 벌어들이는 반면, 미국인 상위 1%는 국민소득의 20% 이상을 벌어들인다. WP는 미국에서 불평등이 커지는 상황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면서 이는 의회와 부유한 후원자들이 내린 정책 결정의 직접적 결과라고 비판했다.



물론 한국과 미국 사이에 공통점도 적지 않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두 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으로 낮은 실업률을 기록 중이며 2∼3%대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매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국이 미국과 달리 보편적 보건의료와 노동자 계층을 위한 더 많은 지원책을 제공하고 있다는 게 큰 차이를 만들어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신문은 한국의 높은 청년 실업률과 이로 인한 청년층의 좌절감도 소개했다. WP는 “견고한 계층사회에 대한 좌절감이 봉 감독 영화의 핵심에 있다”며 “이 영화가 미국에서 환영받는 것은 많은 미국인이 자신도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평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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