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경제부처 업무보고에서는 이례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모두발언과 각 부처 장관들의 발표가 TV 생중계로 공개됐다. 새해 들어 이뤄진 부처 업무보고 가운데 이 같은 방식이 채택된 것은 처음이다.
청와대는 이날 업무보고에 대해 “경제정책 비전을 국민께 직접 보고드리는 형식을 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 위축 국면에서 경제부처의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국민들에게 신뢰감 있는 정부를 각인시키겠다는 구상으로도 해석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민간 소비 위축으로 1·4분기 경제성장률에 빨간불이 들어온 것은 사실”이라며 “일상적인 경제활동을 강조하는 문 대통령의 발언이나 장관들의 계획을 보고 국민 한 명이라도 더 지갑을 열게 하자는 차원에서 공개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앞서 코로나19에 따른 과도한 불안·공포를 차단하기 위해 지난 12일 남대문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을 다독였고, 13일에는 주요 경제인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대기업 총수들에게도 “너무 잘해주고 계시다”며 격려에 나서기도 했다.
청와대는 또 지난 경제인 간담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건의한 ‘주 52시간에 저촉받지 않는 저녁 회식 활성화’ 문제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부가 가이드 라인을 줄 수는 없는 문제 같다”면서도 “소비 활성화라는 차원에서 어떤 메시지를 낼지 내부적인 고민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업무보고에는 반도체용 불화수소가스의 국내 대량생산 체제를 구축한 SK머티리얼즈의 이용욱 대표, 자율주행차 원천 기술을 확보한 스마트레이더시스템의 김용환 대표 등 혁신 기업인들이 참여해 민간의 의견을 개진했다. 코로나19 확진자의 동선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코로나 맵(coronamap.site)’을 제작한 경희대 4학년 이동훈씨의 참석도 눈길을 끌었다.
/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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