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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불명 폐렴환자'만 코로나19 진단검사 "크게 미흡"

최재욱 고려대 의대 교수 비판

원인불명 판단 열흘 걸릴 수도

"'바이러스성 폐렴 의심환자'로

진단검사 기준 바꿔야" 견해도

정부가 ‘원인불명의 폐렴 입원환자’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하기로 한 것은 병원내·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는 크게 미흡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17일 정부 방침에 대해 “고대안암병원 응급실 의사가 29번 환자의 흉부 CT(컴퓨터단층촬영) 영상을 보고 폐렴이 확인되자 코로나19 진단검사를 한 것이지 이 검사 저 검사 해봤는데도 (폐렴을 일으킨 원인 미생물이 어떤 세균·바이러스인지 알 수 없는) 원인불명 폐렴환자여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한 것은 아니다”고 꼬집었다.

최 교수는 “(폐렴의 원인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원인불명 폐렴은 병원에서 며칠~열흘가량 이 검사, 저 검사를 해봤는데도 원인(미생물)이 무엇인지 모르는 경우”라며 “따라서 원인불명 폐렴환자에 대한 코로나19 진단검사는 병원과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하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인 김강립(오른쪽) 보건복지부 차관이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대응 중앙사고수습본부 상황점검회의 결과 등을 브리핑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던 중 신현두 의료기관정책과 팀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한 대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폐렴환자의 80~90%는 수백 가지 세균, 10~20%는 독감(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이 원인인데 가래 등 검체 배양검사와 혈청학적 검사 등을 해도 3분의1만 원인을 알 수 있다”며 “‘원인미상’이란 조건은 굉장히 모호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다만 “임상의사들이 증상, CT 영상을 보면 세균성 폐렴과 바이러스성 폐렴을 구분할 수 있는 만큼 ‘원인불명의 폐렴환자’보다는 ‘바이러스성 폐렴이 의심되는 환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폐렴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드물게는 곰팡이에 의한 감염으로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폐렴환자는 세균성 폐렴환자로 간주해 경험적인 항생제 치료를 한다. 이후 원인 세균이 확인되면 항생제를 그에 적합한 것으로 바꾼다. 코로나19 같은 바이러스성 폐렴인 경우 아직 항바이러스제가 없기 때문에 환자가 완치될 때까지 증상을 완화하는 대증치료를 주로 한다.

폐렴은 폐에 침입한 세균·바이러스·곰팡이 등이 염증을 유발하는 질환. 감기·독감 등을 오래 앓으면 합병증으로 폐렴이 생기기도 한다. 초기엔 폐의 방어 기능이 저하되면서 기침·가래·고열 등이 나타난다. 병이 진행되면 객담(가래)을 동반한 기침, 숨을 쉴 때 가슴 통증과 호흡곤란 등이 나타난다. 세균성 폐렴은 누렇고 냄새나는 가래와 숨찬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제대로 치료 받지 않으면 감기보다 길고 심하게 지속된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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