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여전히 맹위를 떨치는 가운데 ‘가오카오(高考)’라고 불리는 대학입학시험이 연기됐다.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등 주요행사들의 잇따른 차질도 예상된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지난 16일 하루 동안 전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2,048명 늘었으며 사망자는 105명 증가했다고 17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16일 자정까지 누적 확진자는 7만548명, 사망자는 1,770명을 기록했다. 중국 전역의 신규 확진자는 15일 2,009명까지 하락했지만 다시 증가한 것이다. 다만 발병지 우한이 있는 후베이성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13일째 신규 확진자가 줄었다. 3일 890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계속 줄어 15일 166명, 16일 115명으로 이틀째 100명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주요 일정의 연기 우려가 커진 가운데 가오카오가 먼저 피해를 입었다. 환구망에 따르면 톈진시는 다음달 하순에 치를 예정이던 2020년 일반 가오카오 영어 과목 1차 필기 및 듣기 시험을 연기한다고 전날 발표했다. 중국에서 가오카오는 전국적으로 6월 초에 열리지만 영어 과목은 3월과 6월 두 차례 시험을 치러 그중 높은 성적을 반영하도록 하는 지역이 많다.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톈진에 이어 다른 지역의 가오카오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최대 연례정치행사인 양회의 연기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오는 3월3일 양회 개최를 약 2주 앞두고서도 초청장이 베이징 주재 외교공관에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의 경우 1월 말 초청장이 접수됐다.
일본에서도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자국 승객들을 탈출시키기 위한 각국의 행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미국이 파견한 2대의 전세기는 승객 약 300명을 싣고 하네다공항을 출발했다. 캐나다와 홍콩·대만·이탈리아 등도 각각 일본에 전세기를 보내 자국민의 철수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코로나19 감염자 99명이 추가로 나오면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누적 감염자는 454명으로 늘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세계 각국의 경제충격도 가시화되고 있다. 이날 싱가포르 무역산업부(MTI)가 올해 경제성장률을 -0.5~1.5%로 하향 조정했다. 이런 전망은 경기침체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분석했다. MTI는 지난해 11월 올해 경제성장률을 0.5~2.5%로 전망했었다./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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